[박카스배 천원전] ○이성재 4단●안조영 4단
기사입력 1998년 01월 12일 13시 54분
제2보(10∼35)＝두 대국자의 대국은 요즘 신세대 기수끼리의 결정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잘 나가고 있는 신세대 대표주자들이다. `될 성 싶은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이 4단이 작년 초 `대왕전' 도전자로 나서기 전 조훈현 9단을 연거푸 꺾은 전례가 있지만 조 9단의 벽을 먼저 허문 쪽은 안 4단이다.
재작년(96년) `기성전' 본선리그에서 안 4단은 조 9단에 일격을 가하며 맹활약, 시드잔류권까지 확보한 적이 있었던 것. 정상을 향해 무섭게 치닫고 있는 라이벌끼리의 대결이란 점에서 단연 이 판은 1차예선결승국가운데 하이라이트였다.
백 10에 손이 돌아오자 흑 11로 받고 14까지, 온건하면서도 매우 신중한 두 대국자의 초반 포진이다. 흑 15는 16의 곳 갈라치기도 있는 곳. 어느 쪽을 선택하느냐는 각자의 취향이다.
백 16 두칸 협공이 이 경우 매우 적절했다. 요즘 유행하는 `가'한칸 협공보다 좌하변쪽의 간격도 알맞고, 어차피 흑이 17의 3．3에 뛰어드는 정도라면 백돌이 `가'에 가깝게 있는 것보다 16이 또한 효과적인 간격인 것.
쉽게 얘기해서 24까지 좌변 백 모양에서 다음 한수를 두라면 16의 곳이 상하를 견제하는 적절점에 해당한다는 얘기. `가'를 선택하지는 않을 것이다.
백 26 걸침에 흑 27, 29 붙여막은 정석선택은 안 4단이 미리 구상해 놓은 듯. 그것은 33까지 진행되었을 때, 우상귀쪽에 흑의 기착점(@)이 놓여 있을 경우, 다음 백의 행로가 만만치 않다는 점에 착안한 수법이다.
결국 백은 34로 뻗고 말았는데 이 수로는 X참고도〉 백 1까지 벌려가 우변을 개척하고도 싶은 곳. 그러나 일단 흑 2, 4로 때려내는 것이 맛좋고 다음 백 A면 부담없이 흑 B, 백 B면 흑 C가 또한 기분좋아 백으로선 선택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해설．김재구 8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