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진] '시원스런 3점포 살아났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11일 15시 03분
"쟤 장가가더니 맛이 갔어."
프로농구 수원 삼성의 김희선（25）은 지난해 10월 대학동창인 태레지나씨와 4년 열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올시즌 초반 5연승을 달릴 때만해도 그는 `사랑받는 남편'이었다.
경기도 수지에 위치한 숙소에서 5분거리에 있는 집을 매일 출퇴근할 수 있었기 때문.
그러나 초반에 잘나가던 삼성의 성적이 하강곡선을 그리면서 이들 부부는 생이별을 했다.
김현준 감독대행이 선수 전원에게 무기한 합숙을 지시했던 것.
원년 프로농구에서 비록 최하위에 머물긴 했지만 삼성을 이끌었던 주인공은 바로 김희선이었다.
시원스런 3점포와 물불을 가리지 않는 골밑돌파로 삼성의 활력소가 됐던 그가 어찌된 영문인지 올시즌 들면서 영 맥을 못췄다.
`장가가더니 슬럼프에 빠졌다'는 곱지않은 시선도 받아야했다.
김희선이 올시즌 내내 맡았던 임무는 외국인 선수 전담마크맨.
득점력과 수비력을 고루 갖춘 만능플레이어다 보니 그에게 돌아오는 것은 궂은 일 밖에 없었다.
상대팀 주득점원을 온몸으로 막는동안 득점을 올릴 기회가 쉽게 찾아오지 않았고 간혹 슛찬스가 와도 동료에게 이를 넘겨주는 것이 일상화됐다.
그런 김희선이 10일 LG전을 기점으로 역할을 바꿨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예전의 3점슈터의 위상을 되찾게 된 것이다.
김현준 감독대행은 "그동안 김희선에게 수비부담을 많이 주는 바람에 득점력이 떨어졌다"면서 "중반 이후부터는 김희선을 공격형 가드로 배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상대팀의 집중마크가 문경은에게 쏟아지는 만큼 득점을 다변화하겠다는 의중이다.
이제서야 제 역할을 찾게 된 김희선의 활약이 기대된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