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야구꿈나무 일일 강습
기사입력 1998년 01월 11일 14시 53분
"유니폼 자주 빨아 입어. 절대로 이틀 입으면 안된다."
살짝 엿들은 초보코치의 강의 포인트가 색다르다.
요미우리 조성민（25）이 야구 꿈나무들의 `하루 선생님'으로 나선 지난 10일 서울 강동구 둔촌동의 둔촌초등학교.
그가 처음 야구를 시작한 곳, 새카만 모교 후배들이 `젊은 거인'의 첫 강의 손님이다.
공 쥐는 법과 다리 올리는 법, 둥그렇게 원을 그리며 와인드업하는 방법까지 조성민은 차근차근 투구동작을 설명했다.
슬쩍슬쩍 섞어대는 유머도 수준급.
세트 포지션으로 던지는 어린이에겐 "너는 주자를 많이 내보내는 투수로구나"라고 면박을 주고, 팔꿈치에 힘이 꽉 들어간 어린이에게는 "웬 팔꿈치 자랑?"이라며 밉지않게 고쳐준다.
왼손 투수 홍대산군（13）은 제법 가닥이 잡힌 투구폼으로 "미래가 보인다"는 칭찬을 듣고 우쭐.
한화 유승안코치의 큰아들 원상군（13）은 컨트롤이 없어 걱정이더니, "나도 옛날에 맘먹은 곳으로 공이 간 적이 없었다"는 선배의 고백에 싱글벙글이다.
조성민에게는 "야구가 너무 재미있어 딴 생각은 하나도 나지 않았던" 어린 시절이 있었다.
당시 둔촌초등학교 야구부는 40명이 넘게 북적댔는데 지금은 선수가 13명 뿐이다.
"더 열심히 뛰어야겠어요. 어린이들이 모두 나처럼 되고 싶게 만들어야죠."
조성민은 "다음 겨울에 꼭 다시 물어볼테니 배운 거 절대로 까먹지 마라"는 당부로 깜짝 강의를 끝맺었다.
"예！"
우렁찬 대답은 벌써 메이저리그급인 어린이들이다.
[이승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