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류] '현대 문학은 자아문제의 탐구'
기사입력 1998년 01월 10일 14시 31분
일본의 인기작가 무라카미 류(46)가 신작 장편소설 `인 더 미소 스프'(동방미디어)의 국내 출간에 따른 독자 사인회 등을 위해 일시 방문했다.
`인 더 미소 스프'는 요미우리 신문에 연재했던 화제작. 소설 속에 연쇄살인이 일어나고 있을 때 고베에서 중학생이 초등학생을 끔찍하게 살해하는 유사사건이 발생, 관심을 끌었던 문제작이다.
그를 만나 작품세계에 대해 들어보았다.
_작품을 보면 일본사회를 비관적으로 보는 것 같다. 일본사회의 어떤 점이 일본 공동체를 파괴하고 있다고 보는지.
"공동체 파괴는 아니다. 일본의 근대화는 끝났으며 엔화도 강세다. 다만 일본은 가치관이 바뀌는 시점에 와있다. 그러나 근본은 옛날 그대로다. 좋은 학교, 좋은 직장, 이런 과거의 가치는 끝나야 한다. 앞으로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문제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가치관을 전환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럴 때 사회의 모순점이 드러난다. 그러나 일본사회를 지배하는 것은 노인(老人)들이다. 그게 문제다."
_문학과 소설의 미래는 있는가.
"소설은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과거의 문학은 국가와 개인, 공동체와 개인의 문제에 관해 썼다. 이제 현대의 문학은 개인과 자아의 문제에 대해 쓴다."
_어떤 일본의 평론가가 당신을 `리비도에 따라 쓰는 작가'라고 한 적이 있다고 들었다.
"나는 잘 모르겠다. 나는 여러가지 방법으로 많은 소설을 쓴다."
_특히 프랑스에서 평가받고 있다고 하는데…….
"프랑스가 역사적－문화적으로 개방적인 사회라 그런 것 같다."
_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일본작가는 당신과 무라카미 하루키다. 혹시 하루키를 경쟁자로 생각하지는 않는지.
"우리 둘은 친구다."
_한국독자들에게 인기있는 이유는.
"오히려 그 이유를 한국인들에게 물어보고 싶다."
_한국정부는 조만간 일본문화를 개방할 것 같다. 당신의 견해는?
"그것은 한국문제다."
_지난해 10월 월드컵 한일전 관전기를 쓸 목적으로 방한한 것으로 알고 있다. 얼마나 축구를 좋아하는지?
"모든 스포츠를 좋아한다. 중학시절엔 특히 축구선수로 활동했다. 한국 축구선수 가운데 홍명보를 가장 좋아한다. 그는 훌륭한 선수다."
[이승호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