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영] 3년만에 무대 컴백
기사입력 1998년 01월 10일 14시 30분
지난 95년 극단 유의 `문제적 인간, 연산'을 끝으로 프랑스 파리로 연기재교육을 위해 떠났던 개성파 배우 이혜영이 3년여만에 다시 무대로 돌아온다.
그는 삼성영상사업단이 제작, 3월 26일부터 4월 12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에서 공연하는 대중가극 `눈물의 여왕'에서 주인공 전옥 역을 맡은 것.
"`문제적…'을 하면서 연출가 이윤택선생의 연기 메소드에 대해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파리에서 워크숍에 참여하다보니 그쪽 방식이 이선생의 방법론과 일치하더군요."
삼성영상사업단의 첫 창작극인 `눈물의 여왕'은 빨치산 토벌대장 차일혁 총경의 아들 차길진씨가 부친의 생애를 바탕으로 쓴 소설 `애정산맥'을 연극으로 재구성한 것.
6‘25 전쟁 중 빨치산에게 납치됐던 백조가극단이 토벌대에 구출되는 과정에서 극단장 전옥의 후계자가 된 여자 빨치산 신정하가 토벌대장과 빨치산 정치군관 사이에서 겪는 사랑의 갈등을 담고 있다.
"가극 형태의 연기는 한번도 해보지 않았지만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그동안 많이 지적을 받았던 저의 음색이 이 작품에서는 새로운 모습을 보일거예요."
제목 `눈물의 여왕'은 북한 인민배우 강홍식씨의 부인이자 영화배우 강효실씨의 어머니로 50년대 인기절정을 누린 전옥의 별명. 그가 무대에서 10분이 넘는 긴 독백을 하면 하늘도 울고 땅도 울었다는 말이 전해올만큼 신파극의 대명사였다.
"전옥 할머니 얘기는 어머니에게 들었어요. 제가 중학생 때 우리집에도 오신 적이 있었는데 여자의 몸으로 시나리오 작가인 백결선생님의 머리를 거침없이 내려치는 것을 보고 `무서운 할머니'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이씨는 고 이만희 감독의 딸로 81년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으로 데뷔했으며 연극무대와 스크린,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개성적인 연기를 펼쳤다.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