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사회] 야간경주 일정 발표 물의
기사입력 1998년 01월 10일 14시 23분
`IMF시대에 웬 야간경마?'
IMF시대를 맞아 전국민이 에너지절약을 생활화하고 있는 가운데 마사회가 올시즌 경마계획에 야간경마 일정을 잡아놓고 있어 물의를 빚고 있다.
마사회는 올초 98시즌 경마일정을 발표하면서 오는 7월11일부터 8월16일까지 경마일 8일간 야간경마를 시행하고 이중 7월19일에는 대상경주 사상 처음으로 ITC（아일랜드 터프클럽）트로피 대회를 밤에 치르겠다고 밝혔다.
야간경마가 시작되면 관람대 옥상 조명등 273개와 경주로변 조명탑 91개의 조명등이 일제히 밝혀져 8일간 약 3억원의 전기료를 낭비하게 돼 있다.
마사회가 야간경마에 대해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야간경마 때는 평소보다 28％ 가량 매출액이 오르기 때문이다.
지난해 한 경주당 평균 매출액은 약 28억원.
그러나 조명등이 켜지면 이 수치는 35억6천만원으로 치솟는다.
지난해 조명등 아래서 치러진 경주 수는 총 40개로 마사회는 `야간경마 특수'에 힘입어 경주당 7억6천만원씩, 지난 한해동안 추가로 약 728억원의 매출액을 챙길 수 있었다.
그러나 아무리 매출액이 늘고 경마 대중화에 공헌을 한다해도 외화절감이 발등에 불이 된 이상 야간경마 계획은 당연히 취소돼야 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경마팬 박경림씨（31·서울 서대문구 홍은3동）는 "스키장과 골프장들도 수입감소를 각오하고서라도 야간개장을 자제하고 있으며 정부도 상인들에게 자정 이후 네온사인 사용금지령을 내린지 오래"라며 "경마장만 야간경마를 계획한 것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또 ＰＣ통신 천리안 경마동호회의 한 회원（zshr）은 "야간경마계획은 이 난국에 퇴근시간에 사람들을 더 모으려는 의도가 분명하다"며 "경마팬들은 야간경마를 즐기는 것 보다 마사회가 나라 걱정을 하는 모습을 훨씬 더 보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마사회 관계자는 "야간 경마일정은 계획상 잡아놓은 것일 뿐 꼭 강행하겠다는 뜻은 아니다"며 "여름철이 돼도 나라 경제가 호전되지 않을 경우 계획자체를 취소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