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vs서장훈]후회없는 한판승부
기사입력 1998년 01월 10일 13시 57분
한국농구의 차세대 기둥 서장훈（24．연세대）과 현주엽（23．고려대）이 졸업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그들이 꾸리고 있는 선물은 모교의 유니폼을 입고 뛰는 마지막 무대인 97∼98농구대잔치 우승 트로피.
휘문중_고 시절, 둘도 없는 선_후배였으나 각각 고려대와 연세대로 진학하면서 `영원한 맞수'가 됐던 그들이 정상으로 가는 길목에서 맞붙는다.
오는 11일 오후 3시30분 올림픽공원 제2체육관.
"주엽이와 벌이는 승부는 늘 신경이 쓰입니다. 하지만 진 기억이 몇번 없기 때문에 부담은 없습니다."（서장훈）
"연세대와의 경기에 대해 많은 의미를 부여하지만 평상시처럼 차분하게 경기에 나설 참입니다."（현주엽）
부담을 갖지 않는다고 말하지만 이날 경기에 임하는 그들의 각오는 예전과 확연히 다르다.
우선 서장훈은 현재 연세대가 기록중인 44연승 행진을 이어가야 할 임무를 띠고 있다.
연세대는 지난 96년 5월 1차대학연맹전 단국대와의 경기부터 연승행진을 계속하고 있는데 이날 고려대와의 경기가 대기록 작성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물론 구랍 13일 2차대학연맹전에서 고려대에 압승을 거두긴 했지만 양교의 맞수대결이 늘 그렇듯 당일 컨디션에 따라 승부가 결정나기 때문에 서장훈은 긴장을 풀 수 없는 상황이다.
대학시절 내내 서장훈에게 밀려있던 현주엽은 고별무대에서 만큼은 쉽사리 물러서지 않을 태세다.
특히 이날 연세대에 패할 경우 고려대 선배들이 지난 70년대 후반에 작성했던 `49경기 무패 신화'에 대한 연세대의 도전을 사실상 허용하는 것이나 다름없기 때문.
두차례나 코뼈를 다치는 바람에 지난해 12월에 벌어졌던 2차대학연맹전서 서장훈이 고려대 골밑을 마구 유린하는 장면을 벤치에서 지켜봤던 현주엽은 이번엔 몸이 부서진다는 각오로 뛸 작정이다.
[류성옥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