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집] 이름난 식당 분점 시대
기사입력 1998년 01월 09일 14시 48분
지방 유명 맛집의 분점이 잇따라 서울에 상륙하고 있다.
거꾸로 서울 유명 맛집의 지방진출 사례도 줄을 잇는다.
분점(分店)은 본점(本店)의 오랜 손맛이 고스란히 전수된다는 점에서 일반 체인점과는 성격이 전혀 다르며, 맛불경기 시대를 이기는 유력한 대안이기도 하다.
▲서울 옥주식당(02-567-4009)
광주시 `홍어찜 1번가'로 유명한 옥주식당은 최근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호텔 건너편에 분점을 냈다.
광주 본점은 부녀(父女)가, 서울 분점은 모녀(母女)가 주인이다.
옥주는 진도의 옛 지명. 광주에서 올해 16년째를 맞은 옥주식당의 모녀는 "광주시의 명예를 걸고 왔다"고 말했다.
옥주식당에선 찹쌀가루를 넣은 듯 찰기가 느껴지는 홍어찜이 으뜸이다. 홍어회는 2달간 자연풍으로 삭힌 연분홍 살색.
홍어회는 접시를 비울때 밑바닥이 설거지 한 것처럼 깨끗해야 제맛이라는 말이 있는데, 이 집이 그러하다.
감자와 무, 파로 비린내를 없앤 갈치조림, 쫄깃한 산(生)낙지회무침, 아구찜 등 차림새에 오른 생선은 죄다 국산만 쓴다.
4인분용 대(大)자는 4만원씩이다. 그러나 4사람이 오면 3인분을 시키라 말하고는 양을 좀 더 얹어준다.
자반조림(7천원)과 뚝배기에 따로 끓여내는 즉석갈비탕(7천원)은 점심 특선.
10가지 나물반찬, 새우젓 멸치젓 대구아가미젓 황세기젓 중 3가지 젓갈, 갓김치 총각김치 등 4가지 김치가 푸짐한 남도식단을 차리고 있다.
▲분당 삼청수제비(0342-717-6933)
18년째 서울 삼청동에서만 수제비 맛을 고집하던 삼청수제비가 달포전 분당 신도시 블루힐백화점 지하1층 스낵가에 분점을 차렸다.
분점의 주인은 본점의 친조카. 조카는 괌에서 여행업을 했던 관광인.
조카는 3년간 삼청수제비의 1급 비밀인 멸치국물을 우려내는 법을 배웠다. 이모는 만족하며 제자(?)의 하산을 허락했다.
분당의 삼청수제비는 멸치수제비(4천500원)와 찹쌀수제비(6천원) 등 본점의 차림표 외에 신세대와 주부층을 겨냥한 야채수제비 등 신제품을 개발중이다.
▲곤지암 부국사슴농장(0347-63-8988)
우리나라 사슴 요리의 원조인 전북 완주군 부국사슴농장의 처남이 2달전 경기도 광주군 실촌면에 수도권 농장을 냈다.
활명수 맛이 시원한 녹혈과 육회, 사태를 죽염으로 처리한 철판구이 등 6가지를 차례로 내놓는다. 한약증탕으로 뽑은 녹골즙과 고기녹죽까지 입에 댔다 하면 포식(?)이다.
육회는 꽃사슴 다리살에 박힌 심줄을 흰머리뽑듯 발라내 부드럽다. 버섯_야채육수에 3초간 데쳐먹는 샤브샤브 등 꽃사슴 풀코스 요리는 1인당 3만원꼴. 한끼 식사보다는 음식 보약에 가깝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