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찻집] 고양시 벽제 '고개마루 쉼터'
기사입력 1998년 01월 09일 14시 47분
찻집 안에 웬 낙서가 주렁주렁?
경기도 벽제의 `고갯마루 쉼터'(0344-63-6111)가 차량객들의 `오며가며' 쉼터로 명성을 쌓고 있다.
고양시 벽제동과 파주시 영장리의 경계에 있는 고갯마루 쉼터는 신춘문예 지망생인 이용재씨(41) 부부가 고갯마루를 힘들게 넘어온 차량객을 위해 7년째 문을 열고 있는 곳.
20명쯤 들어서면 꽉 차는 찻집 안 풍경은 옛날 초등학교의 자유분방하던 학예회를 닮았다.
연인이나 가족 등 길손들은 따뜻한 둥글레차나 유자차(국산차 3천원), 커피(2천원) 등을 나눠 마신뒤 미련이 남는 듯 추억을 적는다. 죽치고 맥주를 마시는 길손도 보인다.
벽위에 주렁주렁 매달린 `사랑 낙서'는 수도권은 물론 부산 수원 등 전국 길손들의 이정표. 몇백장이나 되는지 세기가 숨차다.
차를 마시고 그냥 가면 주인이 붙잡는다. "설거지 하기 귀찮으니 찻잔은 가져가세요."
주인의 시가 쓰여진 찻잔은 길손에 대한 답례품이다.
대형 난로(페치카)안에 넣어 구운 고구마도 별미다. 이것도 한두개는 공짜.
고갯마루 쉼터는 연중무휴. 오전 11시부터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조경제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