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색연극] '카사블랑카여 다시한번'
기사입력 1998년 01월 09일 14시 38분
극단 은행나무는 15일부터 4월 19일까지 서울 대학로 은행나무극장에서 이색연극 `문성근 나와라'(이영석 연출)를 공연한다.
이 공연의 원작은 우디 앨런이 직접 쓰고 출연하여 뉴욕 브로드웨이에서 연극으로 히트한 뒤 영화로 만들어진 `카사블랑카여 다시 한번'이다.
우디 앨런은 이 작품속에서 1940년대에 만들어진 미국의 고전영화 `카사블랑카'와 `말타의 매'를 인용하며 왕년의 명배우 험프리 보가트를 등장시켰다.
이번 은행나무의 무대는 원작을 바탕으로 박준용이 번역과 각색을 맡아 극의 내용을 우리정서에 맞게 새롭게 재구성하여 선보이는 것.
극단 측은 이 작품을 공연화하면서 험프리 보가트같은 강한 개성의 한국 배우를 찾은 끝에 결국 문성근으로 결정하고 제목도 아예 `문성근 나와라로 바꿨다.
원작에서는 사랑에 빠져 고민하는 주인공과 끊임없이 대화를 하는 해설자 겸 해결사 역할의 배우 험프리 보가트가 등장한다. 그는 주인공의 정신적 조언자로 그의 모든 행동 특히 사랑에 대해 많은 영향을 미친다.
마치 우리가 영화 `카사블랑카'에서 잉그리트 버그만이 그의 매력을 피할 수 없듯. 번안된 이번 무대에서 그 역할은 극중 문성근에게 맡겨졌다.
약간의 신경증세와 소심증을 갖고 있는 영화비평가이자 대학강사이고 얼마전 흠모하던 애인에게 차인 불쌍한 주인공 김용만.
그는 친구 전승환의 애인인 미연을 사랑하게 되고 갈등과 고민을 겪게된다. 그런 중 그는 평소에 흠모하던 자신의 우상인 문성근에 도움을 청하게 된다.
이때 김용만을 구하기 위해 그의 정신세계로 문성근이 초대되고, 친구의 애인을 사랑하고 있는 김용만의 번민과 고뇌의 실마리를 풀어나가게 된다는 게 극의 흐름.
문성근에 개성파 배우 남명렬, 김용만에 엄효섭, 전승환에 송바울, 미연에 김선화가 등장, 앙상블에 도전하며 김경숙 이훈경 한정민 김선희 김지연 등이 가세한다. 화∼목 오후 7시30분. 금 오후 4시30분, 7시30분. 토 일 오후 3, 6시. (02)3672－6051+
[박용재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