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시대,아이디어 공모행사 인기
기사입력 1998년 01월 09일 14시 27분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이지 않으면서도 잘만하면 뜻밖의 행운을 거머쥘 수 있어 대학생은 물론 주부나 직장인들 사이에 IMF시대의 `인기 부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쌍용화재의 경우 최근 시판에 나선 `내맘에 쏙 드는 암보험'의 홍보를 위해 세탁기와 자전거 등을 내걸고 오는 17일까지 `퀴즈 대잔치'를 벌이고 있는데, 9일 현재 인터넷과 우편으로 1만여건의 퀴즈 정답이 접수됐다.
이 회사 홍보팀의 성백순씨（30）는 "이같은 수치는 예년 행사와 비교해 볼 때 30％ 가량 증가한 것"이라며 "응모 기간이 IMF 한파가 본격화된 작년말 이후라는 점에서 IMF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또 OB맥주는 구랍 22일 인터넷에 음식관련 전문 사이트인 `한국의 음식명가－OB가이드'를 개설하면서 펜티엄급 컴퓨터 등을 내걸고 현상 퀴즈 행사를 펼치고 있는데 9일 현재 7천718명의 네티즌이 참가했다.
오는 2월말까지 현금 500만원과 제주도 2박3일 여행권 등을 내걸고 학술논문 및 아이디어를 공모하고 있는 BC카드 역시 응모 건수가 지난해보다 20％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이나 신문, 잡지, 전단 등을 통해 소개되는 고객 응모행사는 1년에 2천∼3천건. 상품 역시 1억원 상당의 아파트에서부터 오피스텔, 자동차, 해외 여행권, 컴퓨터, 가구, 도서상품권에 이르기까지 천차만별이다.
회사원 김정한씨（35．서울 용산구 이태원동）는 "컴퓨터를 구입하려고 했으나 너무 부담이 커서 고객 응모 행사에 한가닥 기대를 걸고 있다"며 "당첨 확률이 낮기는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자에게 행운은 결코 찾아오지 않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보물 찾기'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면서 인터넷에는 고객 응모에 관한 정보를 한 데 모아 소개하는 사이트가 등장했는가 하면 전문 월간지도 곧 선보일 예정으로 있다.
정보제공업체인 `발해를 꿈꾸며'의 대표 정경일씨（31）는 "전체 회원의 절반 가량인 2천여명이 IMF 한파가 본격화된 올해 이후 가입했다"며 "부지런하다면 누구에게나 행운이 찾아올 수 있어 IMF 시대를 맞아 최고의 부업으로 각광받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강병원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