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L] 허재 '돌아온 농구 9단'
기사입력 1998년 01월 09일 13시 55분
`그 명성 그대로.'
NBA（미국프로농구） 시카고 불스의 게임에서 4쿼터를 `조던 타임'이라고 한다.
시카고의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은 3쿼터까지 죽을 쑤다가도 마지막 쿼터만 되면 펄펄 날며 승리를 가져다주기 때문이다.
이제 프로농구 부산 기아의 게임에선 마지막 쿼터를 `허 재 타임'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기아의 `농구 천재' 허 재（33）는 8일 원주에서 벌어진 나래전 4쿼터서 연속 12득점을 포함, 무려 20점을 몰아넣는 기염을 토했다.
그가 거둔 20득점은 역대 4쿼터 개인 최다득점기록인 동시에 국내선수 한 쿼터 최다득점기록으로 값진 수확이다.
이날 허 재는 지난해 11월29일 올시즌 첫 출전 이후 자신의 한게임 최다인 33득점을 퍼부었다.
허 재의 원맨쇼에 힘입어 기아는 전구단상대 승리를 일궈 내며 7연승의 순항을 이어나갔다.
프로농구 출범 후 허 재는 팀내 불협화음, 트레이드 파동, 부상 등으로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다.
`한물 간 스타'라는 주위의 비아냥거림 속에서도 명예회복을 위해 어금니를 깨물었던 허 재.
최근 6게임에서 그는 경기당 평균 22.7득점을 올려 올시즌 평균치（16게임서 16.4득점）를 웃돌며 전성기 기량을 회복했다.
훈련량 부족에 따른 체력저하로 이번 시즌 게임당 평균 출전시간이 25분에 머물렀지만 새해 들어 치른 3게임서는 모두 35분을 넘게 뛰었다.
기아 최인선 감독은 "허 재가 제몫을 해줄 때 팀전력은 극대화되며 고참으로서 리더십을 발휘해 우승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돌아온 농구 9단' 허 재의 정상가동으로 기아 항모는 2연패（連@）를 향한 강력한 추진력을 얻게 된 셈이다.
[김종석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