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치라이트] 웃음찾은 SBS치어팀
기사입력 1998년 01월 09일 13시 53분
@…`IMF 한파'가 몰아친 올겨울은 프로농구 치어팀들에게도 견디기 힘든 추운 계절이다.
사회 구석구석을 휩쓸고 있는 감원바람이 치어리더들에게도 예외없이 불고 있다.
LG 나래 나산 등은 이미 8명이었던 치어리더 인원을 6명으로 줄였고, 나머지 7개 구단 가운데 일부도 감원을 예고하고 있다.
치어리더들의 감원은 `명퇴（명예퇴직）'는 아니지만 시쳇말로 `동퇴（冬退．겨울 퇴직）'이고 `생퇴（자기 뜻과 상관없이 떼밀려 퇴직당하는 것）'에 해당된다.
하루아침에 옆에 있던 짝이 자리를 뜨고 "치어리더팀이 없어질지도 모른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도는 살벌함 속에서 제아무리 `코트의 꽃'이라 해도 움츠러들 수밖에 없다.
이런 분위기에서 모든 치어팀들이 숨을 죽였지만 SBS치어팀은 유난히 심한 가슴앓이로 지난 한달을 보냈다.
구랍 초순에 발표됐던 구단의 감원계획. "경기침체로 인해 1월4일자로 부득이 치어리더를 2명 줄인다"는 구단의 설명이었다.
치어리더들은 경기 때마다 애써 웃음을 띠며 춤을 췄지만 예전과 같은 신명은 나질 않고 시간이 갈수록 얼굴에 웃음기가 가실 뿐이었다.
그렇게 한달을 보내고, 8명 가운데 2명은 유니폼을 벗어야 하는 바로 지난 4일.
구단의 계획대로였다면 6명만이 코트에 나서야 하는데 코트에는 뜻밖에도 8명이 모두 나와 신명나게 몸을 흔들었다.
`갑자기 구단 사정이 호전된 것일까?'
그게 아니었다. 치어팀들은 하루전인 지난 3일 "2명이 팀을 나가는 것보다 차라리 8명이 6명분의 급여를 쪼개 모두 함께 남는 쪽을 택하자"는 대타협을 도출해냈던 것이다.
IMF시대를 살아가는 법. 그것은 서로가 고통을 분담하는 길임을 이들은 스스로 체득했던 것이다.
[구동회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