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가노] 두달간 거의 눈안내려 운영차질
기사입력 1998년 01월 07일 14시 28분
하늘의 시샘인가.
제18회 동계올림픽의 개막이 3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경기가 벌어질 나가노현 일원에는 거의 눈이 오지 않아 대회조직위원회(NAOC)가 애를 태우고 있다.
일본 본토의 한가운데에 위치한 나가노현 일대는 `일본의 알프스'라고 불릴 만큼 풍광이 좋고 눈이 많기로 소문난 지역이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작년 11월부터는 눈이 내리지 않아 `눈의 잔치'라는 동계올림픽의 진행에 큰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는 것이다.
NAOC 관계자들은 새해 첫날 나가노시내의 유명사찰인 젠코지(善光寺)에 모여 눈이 내려주기를 기원하는 `기설제(祈雪祭)'까지 지냈으나 이튿날 약간의 진눈깨비가 뿌렸을뿐 바라던 만큼의 눈은 내리지 않았다.
그런데 이같은 강설량의 절대 부족에 대해 일본의 기상학자들은 `하늘의 노여움'이니 `시샘'이니 하는 추상적인 생각보다는 나가노의 지리적인 여건을 더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고 있다.
지리적인 여건이란 나가노가 지금까지 동계올림픽을 치른 15개의 도시중 위도(緯度)상으로 가장 남쪽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가노의 위도는 북위 37도로 역대 개최도시중 가장 북쪽에 위치했던 릴레함메르(노르웨이)의 북위 61도에 비해 무려 24도의 차이가 난다.
지난 72년 제11회 대회를 개최했던 일본의 삿포로(札幌)와 비교해도 7도나 아래다.
고원지역에 둘러싸인 나가노의 지역적인 특성상 지금까지는 매년 겨울이면 항상 평균적설량 30㎝ 이상의 눈이 내렸지만 이처럼 낮은 위도를 감안하면 눈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이상하게 여길 것이 없다는 설명이다.
이렇게 되자 NAOC측은 대회개막까지의 30일 동안 전직원과 나가노시의 인적지원을 얻어 인공강설기를 동원한 눈 살포작업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는 한계가 있어 눈이 펑펑 내려주기 만을 손꼽아 기다려야 하는 딱한 형편에 처해 있다.
[김석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