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지] '어깨가 무거워요'
기사입력 1998년 01월 07일 14시 13분
월드컵축구 수문장 김병지（金秉址．28）가 달라졌다.
차범근 감독으로부터 7일 주장의 중책을 부여받으면서 `명물 GK'의 이미지를 벗고 `월드컵 16강'을 향한 `기관사'를 자임하고 나섰다.
차감독은 이날 최고참 최영일（33）이 차고 있던 주장 완장을 김병지에게 넘겨줬고, 유상철（27）에겐 부주장을 맡겼다.
그동안 수고한 최영일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21∼22세 신인들이 대거 보강된 새 대표팀에서 고참과 신예들의 교량역할을 위해선 젊은 주장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차범근 감독이 김병지를 주장으로 지목한 것은 리더십이 좋고 골키퍼로서 전체 플레이를 살피는데 유리하기 때문이다.
김병지는 "능력은 부족하지만 월드컵 16강 열망으로 팀을 결속시켜 반드시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울산 현대에서 지도자와 선수로 만났던 차감독과 김병지는 서로에게 깊이 빠져 있다.
차감독은 김병지의 톡톡 튀나 잡초처럼 쓰러지지 않는 근성을 높이 샀고, 김병지는 차감독의 과학축구와 용병술을 내심 존경하고 있다.
김병지는 주장 완장을 받자마자 "감독님이 기대하는 바가 뭔지를 압니다"라고 각오를 밝힌 것도 무언의 교감이 있었기 때문이다.
밀양초등학교 6학년때 이후 처음으로 주장 완장을 찬 김병지는 "역대 대표팀에서 가장 멋진 리더가 돼 팀 전력을 배가시키겠다"고 다짐했다.
[울산=이상주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