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카메라에 담은 잡초의 생명력
기사입력 1998년 01월 06일 14시 24분
지난해 국내외를 떠들썩하게 했던 고성 산불 현장은 지금 어떻게 되어 있을까.
`MBC 다큐스페셜'이 신년 특집으로 7일과 8일 오후 11시에 방영하는 `잡초'（연출 이주갑）를 보면 `10년이 걸려도 되살릴수 없다'던 폐허에 새 생명이 싹튼 것을 볼 수 있다.
`잡초'는 MBC TV가 지난 96년부터 2년간에 걸쳐 제작한 대작. 달맞이꽃, 등칡, 은방울꽃, 민들레 등 흔히 `쓸모없는 풀'로 알려졌던 잡초의 새로운 면모를 소개한다.
7일 방영되는 1부 `우리도 사랑을 한다'는 잡초들의 성과 생존전략에 대한 내용. 자외선을 반사해 밤에도 곤충을 유혹하는 달맞이꽃, 비린내를 뿜어 벌 대신 파리를 이용해 가루를 옮기는 등칡 등의 희한한 생태를 볼 수 있다.
특히 잡초의 꽃가루 옮김 과정을 촬영하기 위해 수중 촬영을 위한 이노비전 카메라, 5시간의 전개 과정을 10초로 압축하는 초 저속 카메라 등 자체개발한 특수장비가 동원됐다.
2부 `버린 땅의 개척자'는 잡초들이 자연계에서 갖는 `생태계의 첨병' 역할에 초점을 맞췄다. 고성 산불의 폐허나 쓰레기 더미로 뒤덮인 난지도에서도 악착같이 살아남아 꽃을 피우는 잡초들을 조명, 환경 보호 의식을 일깨우기도 한다.
이PD를 비롯한 제작진은 `잡초'를 "같은 식물들끼리의 경쟁이나 인간의 선호에 의해 밀려났지만 탁월한 적응력을 보이는 식물"로 정의하고 "가혹한 조건에서 살아남는 잡초들의 힘이 IMF 한파속의 국민들에게 용기를 줄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송원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