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준혁] 앞장서 희생요구에 눈치밥설움
기사입력 1998년 01월 06일 13시 58분
삼성 `괴물' 양준혁（29）은 우울하다.
올해부터 주장을 맡아 가뜩이나 어깨가 무거운데 연봉협상 마저 원활하지 못한 것.
양준혁은 요즘 자신의 일은 뒷전에 두고 연봉협상에 불만을 터뜨리는 동료들을 다독거리기에 바쁘다.
구단도 주장인 양준혁에게 적잖은 부담을 준다.
전수신 사장은 그를 만날때마다 어려운 경제사정을 모든 선수들이 알 수 있도록 앞장서줄 것을 부탁한다.
이는 연봉협상에서 주장인 양준혁이 `대를 위해 소를 희생'하는 솔선수범의 자세를 보여 달라는 뜻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양준혁은 작년말 구단과 가진 1차 연봉협상은 생각하기도 싫다.
구단이 연봉 동결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양준혁의 작년 연봉은 1억2천만원이지만 2천만원의 옵션이 포함돼 있어 올해의 협상 출발액은 1억4천만원이다.
실제로는 2천만원 인상되는 셈이지만 양준혁의 마음은 섭섭하기만 하다.
대폭인상은 어렵더라도 자신의 활약에 대한 보상은 받아야 한다는게 그의 일관된 주장이다.
양준혁은 작년시즌 타이틀을 따내지는 못했으나 타격 전부문에서 고른 성적을 내 이승엽과 함께 타자부문 최고고과를 받았다.
"구단과 후배들의 눈치를 살피느라 정신이 없을 지경"이라는 양준혁의 새해 발걸음이 천근만근이다.
[임진국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