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태-김경기] '올시즌 신난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06일 13시 47분
목구멍에 걸린 가시를 뽑아낸 기분이랄까.
LG 이상훈과 해태 이종범이 올시즌부터 외국팀에서 뛰게 되자 내심 환호성을 터뜨린 선수들이 많다.
이들만 만나면 `고양이 앞의 쥐'로 둔갑했던 당사자들이다.
작년말 이상훈의 보스턴행이 확정됐을때 삼성 김한수는 기뻐서 눈물을 흘릴뻔했다.
작년 124경기에 나가 타율 2할9푼2리의 고타율을 마크했던 그는 지난 94년 이후 4년 동안 이상훈에게 17타수 무안타에 삼진만 6개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기 때문.
현대 주포 김경기도 이상훈의 갈기머리를 보면 오금이 저렸다.
지난 96년엔 그나마 9타수 2안타였지만 작년엔 4타수 무안타.
현대 정민태 한화 이상목은 주니치로 이적하는 이종범과 같은 시대에 야구를 하는게 늘 불만이었던 투수들.
이종범이 프로에 입단한 93년 이후 이들은 스트레스가 두배는 늘었다.
정민태는 작년 18타수 8안타（0.444）를 맞은 것을 포함 5년 통산 이종범에 대한 피타율이 4할7리（54타수 22안타）에 이른다.
이상목의 5년통산 이종범 피타율은 3할5푼7리（42타수 15안타）.
작년 `거물신인' LG 임선동은 이종범에게 10타수 6안타의 몰매를 맞으며 프로의 매운 맛을 실감했다.
반면 현대 안병원 롯데 김태석은 떠나는 이종범의 발목을 붙잡고 싶다.
안병원은 이종범을 작년 17타수 2안타, 김태석은 96년 13타수 2안타에 이어 작년 14타수 2안타로 이종범을 틀어막으며 재미를 봤다.
또 삼성 `괴물타자' 양준혁은 작년 3타수 2안타, 96년 7타수 4안타 등 2년간 6할의 타율로 이상훈의 어깨를 늘어뜨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