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상돈의야구보기] 활력있는 야구로 IMF넘자
기사입력 1998년 01월 05일 14시 33분
98년을 맞았는데도 달라진 것 하나 없다.
신문의 헤드라인도 작년처럼 우울하기만 하다.
`바닥까지 간다는 각오로 뛰자' `시련을 이겨내자' `우리는 해낸다' 등 모두 가슴을 쥐어 뜯는 듯한 고통을 참자는 이야기들 뿐이다.
경제면을 보면 희망이라는 단어는 어느 한곳에도 없다.
`대량실업' `고물가' `성장 뒷걸음'.
4인가족 기준으로 10가구당 1가구는 직장을 잃은다는 전망은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하고 있다.
그러나 스포츠면은 상당히 희망적이다.
4회 연속 월드컵에 진출한 한국축구가 프랑스 월드컵에서 사상 처음으로 본선 1승과 16강에 오를수 있다는 희망도 있고, 일본 나가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쏟아내 세계 10위에 오를수 있다는 꿈도 있다.
차범근감독의 한국 축구가 6월11일부터 한달을, 그리고 나가노 올림픽이 2월7일부터 보름동안 국민들에게 환희의 기쁨을 준다면 프로야구는 4월11일부터 10월 중순까지 6개월동안 즐거움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올시즌 야구팬들은 미국과 일본 그리고 국내무대를 넘나들며 통쾌함을 맛볼수 있다.
미국에서는 `코리안 특급' 박찬호와 보스턴 레드삭스에 진출한 `갈기머리' 이상훈이, 일본에서는 일본 세이브왕에 도전하는 주니치 선동열과 `야구천재' 이종범이 뛰게 되어 있어 팬들은 그들의 활약상을 위성중계를 통해 볼수 있다.
특히 박찬호는 LA 다저스 최고의 총잡이가 되어 시원스런 강속구를 뿜어내며 우람스런 타자들을 KO 시키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고, 이상훈의 정정당당한 승부, 선동열의 세이브 행진과 이종범의 날다람쥐 활약은 허리띠를 졸라맨 국민들에게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 스포츠'인 국내 프로야구도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이벤트를 마련하는 등 자구노력을 하고 있다.
우선 올시즌에는 프로야구 17년만에 처음으로 외국인선수들의 뛰는 모습을 국내무대에서 볼 수 있다.
10명의 외국인선수들중에는 마이크 부시（한화） 호세 파라（삼성） 등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선수들 뿐만 아니라 140@짜리 대형 홈런을 때리는 대포들이 여러명 포진해 있어 팬들은 `대포야구'의 흥미를 만끽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504번의 프로야구 전경기 선발 투수 예고제가 시행되는 것도 팬들에게는 큰 보너스.
국내 프로야구 사상 처음으로 시행되는 예고제는 경기의 승패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기대감마저 갖게 하는 효과도 있다.
또 올시즌에는 신속한 경기를 위해 어필을 제한하는 등 각종 촉진룰이 적용돼 더욱 빠른 진행으로 깔끔한 맛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스트라이크존의 하한선이 볼한개 정도 낮은 무릎 아랫 부분으로 확대되는 점은 프로야구가 인기를 확보하는데 결정적인 경쟁력.
스트라이크 존이 넓어짐으로써 타자들은 웬만하면 때리려는 적극성을 띠게 될 것으로 보여 기다리는 야구는 사라지고 불꽃같은 공격야구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무더위에도 더블헤더를 함으로써 6개월 내내 야구를 볼수 있게 됐으며 팀 순위를 결정하는 승률계산에서 무승부를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각팀은 승리를 따내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분위기가 형성될 것이다.
이밖에도 선수 코칭스태프는 물론이고 관계자들까지 위기를 인식해 팬들을 위한 진정한 서비스가 무엇인지를 연구하고 있어 올시즌에는 양질의 팬서비스도 기대되고 있다.
그러나 단순한 제도 개혁만으로 팬들을 불러 모을수 없다.
무엇보다도 야구인 스스로의 노력이 필요하다.
어디를 가도 답답한 IMF 시대다.
야구장에 가면 졸라맨 허리띠를 풀고 한껏 웃을수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야구장을 우울한 이 시대의 `성지'로 만들어야 한다.
그 몫은 야구인들의 것이다.X부국장대우 야구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