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 한강서 뺨맞아도 화풀이 상대 있다
기사입력 1998년 01월 04일 16시 16분
프로농구 원년챔피언 기아는 삼성이 올시즌 초반 선두를 질주하며 기세를 올릴 때도 `강건너 불'을 바라보듯 여유를 부렸다.
삼성은 `언제든 이길 수 있는 팀'으로 치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 기아는 올시즌 삼성에 3전전승을 기록했으며, 3게임 모두 10점차 이상의 압승으로 마무리했다.
기아는 반면 현대에는 꼬리를 내렸다. 올시즌 2전전패.
그러나 `전구단 승리'를 기록하며 단독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현대도 두려워하는 팀이 있다. 바로 라이벌 삼성.
삼성만 만나면 주눅이 드는 현대는 올시즌 5패가운데 2패를 삼성전서 기록하며 1승2패의 열세를 보였다.
`약육강식'의 생존원칙이 지배하는 프로농구판에 묘한 `먹이사슬' 관계가 형성돼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기아－삼성－현대의 관계보다 `먹이사슬'이 더 극명하게 드러나는 것은 나래－SBS－LG의 관계.
지난시즌 플레이오프 준우승팀 나래는 정규리그 준우승팀 SBS를 3전전승으로 농락했다.
그러나 신생팀 LG에는 3전전패를 당하는 수모를 겪었다.
나래를 골탕먹인 LG는 반면 SBS에는 약해 아직 1승도 건지지 못하고 2전전패를 기록했다.
한편 LG 세이커스(송골매)는 3일 7연승의 고속질주를 하던 나산 플라망스(홍학)를 또다시 격파, 올시즌 3전전승을 거둠으로써 나래 블루버드(파랑새)를 포함한 `조류(鳥類) 대결'에서 6전전승을 기록해 `하늘'을 평정했다.
프로농구판에 물고 물리는 `먹이사슬'이 형성되는 것은 각 팀의 플레이스타일 때문.
센터 윌리포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나래는 센터진이 강한 LG에 약할 수 밖에 없고, 또 신생팀의 특성상 아직 팀플레이가 궤도에 오르지 않은 LG는 `조직농구'를 구사하는 SBS에 약한 면을 보이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