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슈퍼리그] 손재흥 '새 주포 등록'
기사입력 1998년 01월 04일 15시 46분
`취업난'을 걱정하던 무명선수가 `배구명가'의 간판 공격수로 떠올랐다.
고려증권의 레프트 손재홍(21．홍익대 졸업예정). 그는 지난해 가을 느꼈던 절망감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방신봉 5억, 한희석 5억, 이인구 4억원….
대학동기들이 4억∼5억원대의 몸값을 받고 `취업희망 1순위'인 삼성화재와 현대자동차써비스에 입단했다는 소식이 들려올 때 그는 취업을 걱정해야 했다.
왼쪽 공격수로는 작은 키인 1m86에 `거포'와는 거리가 멀었던 그를 눈여겨 본 실업팀이 한 군데도 없었기 때문이다.
급기야 홍익대 신춘삼 감독이 취업운동에 나선 끝에 그는 이수동의 상무 입대로 레프트 자리가 빈 고려증권에 가까스로 입단할 수 있었다.
무명선수 조련사로 이름난 고려증권 진준택 감독이 손재홍의 기본기가 탄탄한 것을 보고 계약서를 내민 것이다.
진감독은 계약 즉시 손을 불러내 심약한 그의 성격부터 뜯어고치기 시작했다.
"자신감을 가져라. 거포의 기본은 배짱이다."
그가 3일 현대자동차써비스전에서 9득점 17득권을 기록하며 팀의 3연승을 주도한 것은 "실패를 두려워 말라"는 진감독의 격려가 밑바탕이 됐다.
부산 모라초등학교때부터 다져진 기본기와 뛰어난 체력, 그리고 모기업의 부도로 "이겨야 다른 기업에 인수될 수 있다"며 사력을 다한 선배들의 투혼도 그의 선전을 부추겼다.
반면 지난해까지 부러움의 대상이었던 현대 이인구(2득점 8득권) 한희석(4득점 14득권) 방신봉(1득권) 등은 `몸값'이 부끄러운 성적을 냈다.
손재홍은 "대각공격과 블로킹 보완이 과제"라며 "오는 7일 삼성화재 전에서도 이겨 고려증권 신화를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