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 '고객은 늘었는데 매출은 곤두박질'
기사입력 1998년 01월 04일 15시 26분
`고객은 늘었는데 매출은 뒷걸음질.'
IMF 구제금융 충격으로 지갑을 꼭꼭 닫아버린 알뜰스키어들 때문에 스키장 매출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지난 새해연휴동안 무주, 성우, 보광, 용평 등 대규모 스키장에는 예년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많은 스키어들이 스키휴가를 즐겼다.
여느때처럼 스키장내 콘도에서의 숙박은 하늘의 별따기였고 리프트마다 장사진을 이뤘다.
그러나 이들이 쓴 돈은 예년의 절반에도 못미쳐, 모처럼 많은 내장객을 맞아 새해연휴 특수를 기대했던 스키장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리프트권은 많이 팔렸으나 식당 등 부대업장의 매출은 뚝 떨어져 버린 것.
알뜰스키어들은 식당에서 밥을 사먹는 대신 김밥 등 도시락을 싸온다.
허리에 차는 벨트색이나 작은 배낭을 맨 스키어들은 십중팔구 도시락을 가져온 사람들로 점심때가 되면 양지 바른 눈밭에서 소풍나온 것처럼 야외식사를 하는 이들의 모습은 이제 낯익은 풍경이 됐다.
도시락을 준비 못한 사람들도 식당 대신 슬로프 곳곳에 자리잡은 스낵코너에서 우동이나 어묵 등 2천∼3천원짜리로 점심을 때운다.
마니아들이 적은 돈으로 실속있는 스키를 즐기기 위해 오후 1시부터 시작되는 오후티켓을 사는 경우가 늘어난 것도 특징.
4만원에 육박하는 당일티켓 보다는 오후와 야간을 연장해 타는 것이 시간 대비 가격이 싸게 먹히기 때문이다.
숙박도 값비싼 스키장내 콘도 대신 1만∼2만원이면 해결되는 인근 마을 민박 이용이 늘고 있는데 심지어 1인당 5천원인 공사장 인부 숙소를 이용하는 사례도 있다.
스키는 즐기되 다른 곳에는 돈을 쓰지 않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엿보이는 현상이다.
베어스타운 김호진 이사는 이에 대해 "소비에 한계가 있는 청소년 고객은 늘었으나 경제난을 체감하고 있는 성인층 고객이 줄어든 것이 가장 큰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