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선] '마지막을 LG에서'
기사입력 1998년 01월 03일 14시 27분
명가재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안양 LG가 어둠속에서 `희망의 등대'를 발견했다.
지난해 12월 전북에서 LG로 이적한 정종선（鄭鍾先．31）이 등대와 같은 존재다.
LG가 최근 3년여간 하위권에서 맴돈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 수비의 불안정 때문이었다.
그러나 최근 정종선이 주전 스위퍼로 기용되면서 이같은 불안감이 말끔히 사라졌다는 게 박병주 감독의 평가다.
공격수들의 길목을 꿰뚫는 노련미와 몸을 사리지 않는 과감한 태클, 그리고 90분간 지칠줄 모르고 그라운드를 누비는 강철같은 체력….
정종선은 최근 치러진 연습경기에서 수비의 지휘자로서 만점에 가까운 역할을 수행해 박감독으로부터 "정종선이 최고"라는 극찬을 들었다.
지난해 21게임 연속무승의 치욕을 당했던 박감독은 올시즌에는 정종선을 구심점으로 팀을 정비해 명예회복을 한다는 각오로 새해 벽두부터 이를 악물고 훈련을 독려하고 있다.
1m80, 76㎏의 탄탄한 체격인 정종선은 90북경다이너스티컵 대표와 94미국월드컵 대표를 지낸 백전노장.
당초 지난시즌을 끝으로 은퇴한다는 계획이었으나 박병주 감독의 간곡한 요청을 받아들여 LG에 새 둥지를 틀었다.
LG는 그의 세번째 `직장'. 지난 90년 현대에서 프로의 첫 발을 내디딘 정종선은 95년에는 전북의 창단멤버로 옮긴 바 있다.
지난해 12월 LG로 이적할 때는 기존선수들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당시 LG는 김판근（32）과 윤상철（33） 조병영（32） 이영익（32） 등 30대 선수들을 세대교체 차원에서 모두 정리한 상태였기에 30대인 그의 영입에 대해 기존선수들이 곱지않은 시선을 보냈던 것.
그러나 끈끈한 친화력으로 기존 선수들과의 융화에도 성공한 정종선은 "LG에서 선수생활의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