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상래] '골태풍' 북상채비
기사입력 1997년 06월 30일 14시 14분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의 간판 스타인 그가 오랜 침묵을 깨고 화려하게 재기, 승리에 목 말라있던 홈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지난 29일 전북 현대와의 라피도컵 정규리그 7차전.
노상래는 이날 두번 다시 재현하기 힘든 `축구쇼'의 주인공이었다.
광양 홈경기, 전용 구장을 가득 채운 1만7천여 관중, 0-1의 위기, 설상가장으로 김현수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열세….
상황은 설정 가능한 최고의 악조건으로 몰려들면서 자칫 `잔치 벌여 남 좋은 일 시키는 격'이 될 분위기로 끌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스타는 달랐다.
이렇게 한껏 짓눌린 상황에서 노상래의 발끝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했다.
후반들어 절묘한 프리킥으로 김태영의 동점골을 이끌어 내 분위기를 돋운 그는 마침내 역전골까지 작렬, 광양벌을 제철소의 용광로만큼이나 뜨겁게 달궜다.
비록 동점골을 내줘 2대2 무승부로 경기를 마감했지만 팬들은 노상래의 부활에 어쩔 줄 몰라 했다.
사실 최근들어 노상래는 약간 불안했다.
지난 95년 득점왕（15골） 타이틀을 거머쥔 이후 작년 시즌 12골 6어시스트에 이어 올초 아디다스컵에서 6골 6어시스트를 기록, 절정의 골감각을 유지해 오던 그가 정규리그 들면서 무득점으로 내리막길을 달리기 시작했던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의 이변은 없다.
그를 따라다니며 괴롭히던 부상의 악령도 어느새 떨어져 나가고 없다.
이제 노상래에겐 단 한가지 일만 남아 있을 뿐이다.
남해안을 집어 삼킨 장마와 함께 골태풍의 북상 채비를 서두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