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기] 방망이 곧추세웠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30일 14시 06분
현대 김경기（29）의 성적은 30일 현재 57게임에서 타율 2할8푼에 고작 28타점.
주포치고는 형편없는 성적표다.
현대가 바닥권을 헤맸던 것도 김경기가 부진했기 때문이다.
그런 김경기가 방망이를 곧추세웠다.
지난 29일 인천 롯데전에서 4구 한개 포함, 4타수 2안타로 오랜만에 타격감을 되찾았다.
욕심없이 저스트 미트한 타구가 좌익수 앞과 중견수 앞쪽으로 고르게 뻗어나갔다.
최근 5경기에서 16타수 4안타로 2할5푼대에 머물고 있지만 배트 중심에 맞는 타구가 많아져 슬럼프 탈출의 가능성을 보였다.
타점이 없는 것은 문제.
작년 홈런왕 박재홍이 빠진 상태에서 다른팀 투수들의 집중적인 견제 때문에 큼지막한 희생플라이 하나 쳐본 일이 없었다.
하지만 이제는 사정이 다르다.
부상 선수들이 속속 돌아와 앞에는 4번 박재홍, 뒤에는 6번 이숭용이 버티고 있어 이제 김경기는 집중적인 견제를 받지 않아도 돼 그만큼 부드러운 배팅을 할 수 있게 됐다.
요즘 다른보다 1시간 먼저 운동장에 나가 특타를 하는 등 `여름 체질'을 과시하고 있는 김경기는 달아오르는 열기가 오히려 반갑기만 하다.
"이젠 살아날 겁니다. 그동안 워낙 몸과 감각이 엉망이었거든요."
지난주말 인천 롯데전에서 모처럼 2연승을 거두며 상승세를 탄 현대.
주초 수원 LG전에서 그 분위기를 이어가는 일은 바로 김경기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