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해영] '방망이 슬럼프 이젠 없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9일 14시 04분
롯데는 요즘 `팀창단 이후 최악의 타격슬럼프'로까지 불릴 정도로 중심타선이 텅 비어 있는 상태다.
김응국, 임수혁은 부상으로 전반기 출전이 불가능한데다 `3할 보증수표'라던 박정태는 여전히 2할대（0.222）를 맴돌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이 `장거리포' 마해영（27）의 고군분투.
요즘 마해영의 일과는 다른 선수들과 조금 다르다.
경기시작전 김봉근투수코치가 던져주는 배팅볼 타격훈련때 맨마지막으로 타석에 들어선다.
다른 타자들이 타격훈련을 마친 뒤 한차례 더 방망이를 휘두르기 위해서다.
게임이 끝나고 원정경기 숙소서 바람을 가르며 땀을 흘리는 것은 물론이고 부산 사직구장서는 다른 선수들보다 1시간 일찍 나온다.
그래도 마해영의 배트는 좀처럼 깨어날줄 몰랐다.
타율은 2할대와 1할대를 넘나들었고 번번이 헛스윙, 삼진으로 타석을 물러나기 일쑤였다. 지난 26일까지 타율 2할8리의 부끄러운 성적.
그러던 마해영이 인천 현대전서는 연이틀 제 몫을 해내고 있다.
28일에는 2회와 4회 각각 우전안타, 9회 중전안타를 뽑아내는 등 4타수 4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전날 8회까지 0-0으로 팽팽하던 상황에서 9회초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시즌 11호째）으로 팀에 승리를 안긴 터라 더욱 힘이 솟구치는 모습이었다.
마해영은 "오히려 홀가분하다. 타이틀 욕심같은 것도 버리고 타석에 들어서니까 쫓기던 심정이 없어졌다. 이제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라며 입술을 깨물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