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스윙링 찾아주시면 30만원 드립니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9일 14시 04분
`현상금 30만원.'
현대 박재홍이 잃어버린 스윙 훈련용 링을 애타게 찾고 있다.
지름 15㎝가량의 은색 금속제, 타석에 들어가기전 방망이에 끼우고 스윙할 때 쓰는 묵직한 링을 말한다.
흔히 구할 수도 있는 물건이지만 굳이 사례금까지 내걸고 찾는데는 그럴만한 사연이 있다.
이 링은 야구를 처음 시작한 광주 서림초등학교 5학년때 아버지 박윤영씨로부터 받은 소중한 물건.
야구를 극구 말리던 아버지 박씨가 결국 두손을 들고 "어차피 하려면 최고가 되라"며 가장 먼저 구해준 물건이기에 중－고교 시절은 물론 국가대표 해외원정때도 가지고 다니며 애지중지 했다.
프로까지 지니고 온 `아버지의 링'을 분실한 것은 지난달 말쯤.
지난달 21일 광주 해태전에 앞서 허리 통증으로 현역엔트리에서 제외돼 급히 인천으로 올라오는 바람에 링을 챙겨달라는 부탁을 못 했단다.
박재홍은 지난 27일 복귀하자마자 인천구장을 이잡듯 뒤졌지만 찾지 못하자 만나는 사람마다 붙들고 `제 링 좀 찾아주세요'라고 애원, 결국 사례금을 걸기에 이르렀다.
팀 동료들은 "링이 광주나 그 다음 원정장소인 잠실에 있을 확률이 높다"고만 할뿐 누구 하나 행방을 아는 사람은 없다.
"돈으로 따질 물건이 아니에요. 낯선 링을 발견하신 분은 저에게 연락 좀 해주세요."
사례금 30만원을 내걸 정도로 박재홍의 애를 태우는 링은 과연 어디서 잠자고 있는걸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