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창씨] 역사속 잃어버린 땅을 찾아라
기사입력 1997년 06월 29일 14시 04분
역사 전공자도 아니면서 이 소설가의 집에는 400여권의 역사책이 서가에 빽빽히 꽂혀있다. 다 손때 묻혀가며 읽은 책들이다.
소설가는 역사책들을 소설로 번역한다. 번역과정에서 거짓말, 다시 말해 허구가 녹아들어가고 상상과 과장이 끼어든다.
그 거짓말과 과장은 또한 매우 대중적이어서 읽는이에게 `재미'를 선사해준다.
이순창씨(40). 얼마전 `개토영웅(開土英雄)'(밝은세상)이라는 2권짜리 소설을 펴냈다. 역사 가상소설. 무대는 미래다.
`알고보니 중국출신의 화교가 장보고와 같은 우리 해민(海民)이더라.' `알고보니 화교의 뿌리는 한반도더라.' 이런 믿을 수 없는 역사적 가정하에 소설은 첫장을 연다.
"이런 가정은 한 재야사학자의 주장에서 모티브를 가져온 겁니다. 상상을 하다보니 가슴이 다 후련해요. 그런 후련함을 소설로 한번 풀어본겁니다."
서기 2004년. 장보고의 바다와 광개토대왕의 땅을 되찾기 위한 프로젝트가 국가적 사업으로 채택된다. 총대를 멘 사람들은 우리민족 후예인 화교, 그리고 `개토영웅'이라 이름붙여진 일단의 애국자들이다.
영웅들은 중국해와 만주벌판을 조차하려고 노력한다. 영국이 홍콩을 조차한 것처럼. 중국정부의 방해공작을 따돌리고, 중국 마피아와 일본 야쿠자들과의 혈전 끝에 마침내 작전은 성공.
결국 중국은 엄청난 대륙개발의 실리를 찾고, 화교는 중국의 후손이 아닌 새로운 해상국가로 독립한다. 사나이들의 우정과 의리, 이권을 둘러싼 음모와 배신, 그리고 수시로 등장하는 아름다운 여인들이 읽는 재미를 더해준다.
"반토막으로 동강난 이 좁은 땅에서 정치인들이 밤낮 정쟁만 일삼으니 얼마나 갑갑합니까. 소설 속에서나마 광개토대왕의 만주벌판, 장보고의 바다로 달려가보면 그 갑갑함이 좀 풀리지 않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