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욱-이차만감독] 울산 격돌
기사입력 1997년 06월 28일 14시 15분
누가 승리의 환호를 하고, 누가 패자의 회한을 곱씹겠는가.
`운명의 갈림길'앞에 선 두 남자 울산 현대 고재욱 감독과 부산 대우 이차만 사령탑.
고려대 동기동창 등의 끈끈한 인연으로 프로축구계에서는 가장 절친하다는 두사람이다.
그러나 이들은 29일 오후 3시 울산에서 빛과 그림자를 달리해야 하는 처지다.
정규리그인 97라피도컵 프로축구대회의 대권향방이 가려질 수 있는 대격돌을 하는 것.
28일 현재 두팀은 단 한번도 패배의 아픔을 겪지 않고 1, 2위를 달리고 있다.
대우가 4승2무（승점 14）이고 현대는 3승3무（승점 12）.
따라서 이날 승리는 정상을 향한 순항을 의미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대권가도에서 탈락이라는 치명타로 다가올 수 있다.
전력도 백중세. 지난 4월9일 마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양팀은 국가대표인 최영일 하석주 정재권 이민성（이상 대우） 유상철 김상훈 서동명（이상 현대） 등이 모두 복귀한 상태라 기세도 대단하다.
따라서 양 감독의 수싸움이 승부를 가름하는 결정적 요소다.
이차만 감독은 예전과 마찬가지로 탄탄한 조직력에 승부를 거는 반면 고재욱 감독은 사고의 유연성으로 맞선다.
대우는 우성용（1m92） 등 장신과 상승세인 샤샤 베테랑인 김주성 최영일 그리고 떠오르는 스타들인 이민성 김현수 등 초호화 멤버로 현대를 초토화 시킨다는 전략이다.
반면 현대는 수비라인을 박정배 박종욱 장형석 등 1m80대 선수로 구성해 대우의 장신벽을 무력화시키고 김현석 송주석 유상철 신홍기 등 주전들 대신 젊은 황승주 안홍민 윤재훈 김기남을 스타팅으로 내세우는 파격으로 대량득점을 노리고 있다.
운명의 대회전에 선 승부사들. 과연 신（神）은 누구의 손을 들어 줄 것인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