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유도] 서정원 3개 '캡'
기사입력 1997년 06월 28일 14시 15분
`골만 넣을 수 있다면 다치는 것 쯤이야….'
프로축구에서는 높은 공헌도에 비해 논공행상에서는 소외되는 부분이 하나 있다.
바로 페널티킥（PK）을 유도해낸 선수들이다.
골게터를 위해서는 득점상이 있고, 골을 도와준 선수에겐 어시스트상이 있지만 이들에겐 아무 혜택이 돌아가지 못한다.
그럼에도 이들이 주심의 휘슬소리를 고대하며 페널티지역 내에서 몸을 던지는 것은 `조연의 아름다움'을 체득하고 있기 때문이다.
PK를 유도하는 것도 기술이다. 경험이 많고 감각이 뛰어난 선수일수록 PK 유도에 능하다.
27일 현재 프로축구 91게임（아디다스컵+라피도컵+프로스펙스컵）에서는 모두 220골이 터졌다.
이 가운데 페널티킥에 의한 득점은 모두 19골（8.6％）.
가장 많은 페널티킥을 유도한 선수는 `쌕쌕이' 서정원（27．LG）.
아디다스컵（1）과 라피도컵（2）을 합쳐 모두 3개를 얻어내 2개는 직접 차넣고 1개는 스카첸코가 골로 연결했다.
그 다음으로 우성용（대우） 노상래（전남） 이창엽（대전） 등이 각각 2개씩이다.
일화는 10개 구단중 유일하게 페널티킥을 한개도 얻어내지 못했다.
페널티킥 유도 순위에서 랭킹 1∼2위에 오른 선수들의 공통점은 파이팅이 좋다는 것.
서정원과 노상래는 돌파력도 좋지만 상대로 하여금 본능적으로 파울을 범하게 만드는 노련미까지 갖추고 있다.
페널티지역 내에서 멋지게 쓰러지는 재주로 치자면 일본 제프 유나이티드에서 뛰고 있는 라데（27．유고）가 단연 톱감.
하지만 그는 이를 너무 자주 애용하다가 주심들로부터 오히려 손해를 보기도 했다.
그래도 선수들은 가능하면 커다란 동작으로 넘어지려고 애를 쓴다.
팽팽한 접전에서 PK 하나의 의미는 경기흐름을 결정적으로 바꿔놓기 때문이다.
`PK 유도'를 어시스트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도 그래서 설득력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