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장외] '비를몰고 다니는 남자' 이광우
기사입력 1997년 06월 28일 14시 15분
요즘 OB 사람들은 비로 경기가 취소될 경우 누가 등판예정 선발이었는지 다 안다.
`비를 몰고 다니는 남자' 이광우（李光雨．32）라는 것을.
처음 한두번이야 웃고 넘어 갔지만 이젠 경기가 취소되면 으레 그러려니 한다.
비와의 `잘못된 만남'은 지난 5월21일이었다.
1-1 상태에서 3회부터 빗방울이 굵어지는 바람에 경기를 못했고 지난 1일 잠실 롯데전에서도 1회가 끝난뒤 멀쩡한 하늘에 갑자기 날벼락이 치면서 또다시 노게임이 선언됐다.
8일 대구 삼성전에선 일기예보에도 없던 비로 경기가 아예 취소되는 바람에 허탈하게 짐을 챙겨 서울로 돌아와야 했다.
선발예정이었던 27일 전주 쌍방울전.
장마전선이 전국을 뒤덮었다는 예보에 가슴을 졸였지만 막상 전주지역에는 아침부터 단 한방울의 빗방울도 떨어지지 않았고 언뜻언뜻 햇빛도 비쳐 희망을 품게 했다.
이광우는 `이게 웬일이냐'며 컨디션 조절에 들어갔지만 오후 3시30분경 엉뚱한 연락이 전해져 왔다.
그라운드 사정이 안 좋아 경기가 취소됐다는 것.
전날 내린 비로 배수시설이 나쁜 전주구장의 외야가 워낙 질퍽거린 탓이었다.
뜬금없는 소식에 낙심한 이광우의 말.
"워메 이거 미쳐버리겠구마잉, 고향에서 한번 멋지게 던져뿌릴라 그랬는디…."
27일 취소된 경기는 전주 OB-쌍방울전이 유일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