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와 의식전] '누드 모노드라마'
기사입력 1997년 06월 28일 14시 14분
누드사진전시장에서 `누드 모노드라마'가 펼쳐진다.
사진전시장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전라의 모델과 대화를 통한 의식의 교류도 나누어 가질 수 있다.
화제의 사진전시회는 다음달 2일 오후 5시 서울 종로구 연지동 연강홀 1층 코닥포토살롱에서 열리는 `신체와 의식전'.
박찬성 김남진 전흥수 등 국내의 내로라하는 실험주의 사진작가 7명이 준비한 그룹전에서 오프닝행사로 전라의 모델과 사진작가, 일반관람객이 어우러져 교감을 나눈다.
전라의 모델로는 하영은 한국누드모델협회장（29）이 나선다.
하씨는 이날 오후 5시부터 약 20분간 은은한 촛불 조명과 배경음악이 깔리는 가운데 실내전시장 한복판에서 작가와 관람객이 지켜보는 가운데 누드로 출연, 누드모델로서의 애환과 누드모델에 대한 솔직한 직업관 등을 독백 또는 문답형식으로 말하게 된다.
전라의 모델이 공개된 상태에서 일반관객들과 격의없는 대화를 나누는 것은 전례가 없는 일.
이날 오프닝행사에 미성년자는 참석할 수 없으며 누드촬영대회가 아닌 만큼 일반인들의 사진촬영도 금지된다.
이같은 파격적인 퍼포먼스는 평소 피사체인 누드모델과의 정신적 교감이 부족했다고 느낀 사진작가들이 마련했다.
누드모델협회를 결성하며 누드모델의 권익향상에 앞장섰던 하영은 회장도 사진작가들의 새로운 시도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였다.
사진작가 뿐만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왜곡되지 않은 누드모델의 세계를 알릴 절호의 기회라는 판단에 따른 것.
전시회에 출품한 사진작가 김남진씨（39）는 "성에 대해 억압적이고 보수적인 우리사회에서 누드에 대한 사람들의 비뚤어진 인식을 조금이나마 바로잡기 위해 퍼포먼스를 일반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신체와 의식전'에는 국내에서 보기 힘든 다채로운 실험적 기법을 시도한 신체의 전부 또는 일부 누드사진이 전시되며, 작품가운데는 출품작가 7명의 신체 일부를 담은 셀프 누드사진도 포함돼 눈길을 끈다.
그러나 사회 일각에서는 파격적인 퍼포먼스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여성단체의 한 관계자는 "아무리 예술이라지만 하필 `누드 모노드라마'냐"며 "성적 호기심만 부추길 가능성이 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