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우리영화 기살렸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8일 14시 14분
물오른 연기로 호평받고 있는 황신혜 주연의 `산부인과'가 스티븐 스필버그의 `주라기 공원2_잃어버린 세계'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영화들에 맞서 예상밖의 선전을 펼치면서 한국영화의 자존심을 세워주고 있다.
지난 14일 `주라기공원2…'의 기세에 눌려 대부분의 영화들이 개봉을 연기한 것과는 달리 정면대결을 선택했던 `산부인과'는 개봉 3주째 접어들면서 전국에서만 20만명 이상의 관객동원을 기록하는 등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
이에 당초 3주 정도의 상영기간을 예정했던 `산부인과'의 주요 상영관인 코아아트홀은 장기상영을 결정했고, 서울 강남의 브로드웨이극장을 비롯한 신촌과 종로 등지의 극장들에서도 확대상영을 요청해오고 있을 정도.
특히 `산부인과'의 선전은 개봉초기의 기세가 큰 폭으로 꺾여가는 `주라기공원2…'와 대조를 이루고 있어 국내 영화인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고 있다.
이때문에 할리우드의 블록버스터영화들과의 경쟁을 피해 여름방학 시즌이 끝난 뒤 개봉하려던 몇몇 한국영화들이 "해볼만하다"는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 여름방학시즌의 개봉을 추진하고 있다.
한석규 이미연 주연의 `넘버3'(송능한감독_프리시네마제작)는 이미 7월26일로 개봉일자를 확정지었으며, 박중훈 이경영 주연의 코미디영화 `할렐루야'(신승수감독_태원예능제작)도 8월초에 개봉하기로 결정했다.
또 감성적인 멜로영화라는 이유때문에 가을문턱 개봉을 계획했던 강수연 김승우 주연의 `깊은 슬픔'(곽지균감독_동양미디어제작)도 여름방학 시즌의 `관객사냥'을 목표로 막바지 촬영에 급피치를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