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택-권순찬] '내 손끝을 주목하라'
기사입력 1997년 06월 27일 14시 30분
`패기의 이영택이냐, 관록의 권순찬이냐.'
대학 배구의 정상을 가리는 97현대자동차써비스배 전국대학 배구연맹전 제2차전（27일∼7월 1일．부산）의 우승 향방은 두 선수의 손끝에 달려있다.
배구코트의 영원한 맞수 한양대 이영택（李寧澤．20）과 성균관대 권순찬（22．權順纘）이 그 주인공.
이들은 모두 공격과 수비의 핵심을 담당하는 두 대학의 간판 센터.
이영택（2m5）이 A속공（97슈퍼리그 1위）과 블로킹（97슈퍼리그 2위）에 능한 선수라면, 올해 졸업반인 권순찬（1m94）은 절묘한 페인트 공격과 경기 운영 능력이 돋보이는 선수이다.
한양대 2학년인 이영택이 저돌적인 전위대 역할을 하는데 비해 권순찬은 `코트의 지휘자'역을 충실히 해내고 있어 한양대-성균관대의 정상 다툼은 패기와 관록의 `센터 전쟁'이라고 할만하다.
한양대와 성균관대는 지난해까지 대학 배구를 양분했던 `빅2'.
성균관대는 96대학연맹전 2차전（9월） 결승에서 한양대를 3대0으로 셧아웃시키고 정상에 올랐다.
하지만 한양대는 한달 뒤인 96전국체전부터 우승 행진을 시작, 지난 6월의 97종별대회까지 5개대회 연속 우승, 23연승을 구가하고 있다.
따라서 성균관대 최고참인 권순찬으로서는 한양대의 우승 행진을 저지, 모교의 자존심을 회복시켜야 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다.
올해초 국가대표팀 강만수 감독과 청소년 대표팀 최삼환 감독이 서로 `모셔가려고' 경쟁까지 벌였던 `귀하신 몸' 이영택 역시 주위의 시선이 부담스럽기는 마찬가지.
청소년대표팀 훈련으로 인해 개막 이틀전인 지난 25일에야 겨우 팀에 복귀했는데도 간판 선수 역할을 해내야 하기 때문이다.
A조의 성균관대와 B조의 한양대는 경기대 홍익대 등이 부상 선수로 인해 고전하고 있어 조 예선리그를 무난히 1위로 통과, 오는 7월 1일 우승 다툼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