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도표] 팀위기때 한방 깜짝스타
기사입력 1997년 06월 26일 14시 39분
"홍도표가 누구냐."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2년차 `무명' 홍도표（洪倒杓．25）가 녹색 그라운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올시즌 첫 출전한 지난 22일 97라피도컵 정규리그 LG전（2대2 무）서 후반에 교체투입된 그가 패색이 짙던 종료 14분전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낸 건 서막에 불과했다.
홍도표는 25일 시즌 2번째 출격인 프로스펙스컵 현대전（1대0 승）에서도 후반 11분 천금의 결승 헤딩골을 터트려 팀에 귀중한 1승을 선사했다.
최근 4무로 허덕이던 포항은 홍도표의 맹활약에 힘입어 오랜만에 승리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홍명보 라데 황선홍 등 주축선수들의 이적과 부상으로 고심하던 박성화 감독은 공격라인에 홍도표라는 새 카드가 부상함으로써 한시름 덜게 됐다는 눈치가 역력했다.
사실 그는 영남대 재학때까지만 해도 촉망받는 골잡이였다.
화려한 발재간과 재치있는 공간 침투, 그리고 순발력을 바탕으로한 번개 슈팅으로 성가를 드높였고 시야 또한 넓어 게임메이커로서도 발군의 실력을 발휘했다.
그래서 포항도 그를 연고지명 케이스로 7천만원의 거액을 들여 입단시켰다. 그러나 프로의 벽은 높고도 험했다.
황선홍 라데 등 호화 멤버가 포진한 포항의 공격진용에서 자신이 비집고 들어설 자리는 좀체 보이지 않았다.
1m73, 64㎏의 작은 체구는 몸싸움을 강조하는 프로의 세계에서 버텨내지 못할 것 같았다. 자연 실의의 나날을 보냈고, 몸도 잦은 부상에 시달리며 1게임 출전이 고작이었다.
올해도 사정은 마찬가지. 시즌 오픈된지 4개월이 다 되도록 게임 한번 내보내주지 않는 코칭스태프가 원망스럽기만 했다.
그러나 묵묵히 훈련에만 열중한 결과 드디어 때를 만났고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성화 감독은 "앞으로 홍도표를 주전으로 중용할 방침"이라고 기대를 표시했고 홍도표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