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영] 5년만에 골맛
기사입력 1997년 06월 26일 14시 34분
`나도 이젠 골잡이.'
프로축구 안양 LG의 백전노장 조병영（趙炳瑛．31．MF）이 10년 프로축구 인생의 전환점에서 경사를 맞았다.
최근 수비수에서 플레이메이커로 변신한 뒤 5년만에 골맛을 본 것.
지난 25일 전북전에서 후반 교체 멤버로 투입된 조병영은 32분 골문앞 왼쪽 5m 지점에서 혼전 중 흐르는 볼을 낚아채 오른발로 논스톱슛, 동점골을 터트렸다.
지난 92년 이후 5년만에 기록한 골로 통산 3호.
그는 입단 첫해인 지난 88년 한골을 기록했고 92년 통산 2호골을 터뜨렸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그의 포지션은 맨투맨을 전문으로 하는 스토퍼. 포지션상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그러나 이제는 2선 공격수인 플레이메이커로 `직책'이 바뀐 만큼 그 자신 하기 나름에 따라 얼마든지 골게터로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는 입장이다.
그런 점에서 플레이메이커로 변신한 뒤 두번째 경기인 25일 전북전에서 터진 그의 3호골은 의미가 컸다.
"맨투맨 수비를 전문으로 하면서도 늘 공격수로 한번 뛰어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다행히 감독님이 그 기회를 줘 고마울 따름입니다."
마땅한 플레이메이커가 없어 고민을 거듭해 온 박병주 감독은 `조병영 카드'가 팀 형편상 최상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이어서 그에게는 `기회의 땅'이 열린 셈이다.
조병영은 팀의 주장으로서 올시즌 1승 해갈의 다짐도 잊지 않는다.
LG는 올시즌 아직 한번도 이겨보지 못하고 18게임 연속 무승（14무4패）의 늪에 빠져있다.
그는 "동료들이 경기때마다 이번에는 기어코 승리하자며 굳게 결의하며 전력투구하고 있는데 왜 그렇게 1승이 힘든지 모르겠다"면서 "오는 28일 삼성과의 라피도컵 7차전에서 무승 행진에 마침표를 찍겠다"고 입술을 깨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