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용덕] '선발 아니라도 좋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6일 14시 31분
"자존심보다는 팀 승리가 우선."
`만년 선발' 한화 한용덕（33）이 뭉개진 자존심을 훌훌 털고 변신에 성공하고 있다.
마운드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고 있는 중간계투로 보직이 바뀌었지만 묵묵히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것.
한용덕은 지난 18, 19일 대전 쌍방울전에서 이틀 연속 중간에 등판해 가능성을 점검한 뒤 21일 부산 롯데전에서는 `밀알'의 위력을 한껏 발휘했다.
3⅓이닝을 던져 1안타 무실점의 호투로 올시즌 첫 세이브를 기록하기도 했다.
공교롭게도 한용덕의 보직 변경이 있고 난 뒤 팀승률도 5할을 웃돌 정도로 달라졌다.
마땅치 않던 중간이 안정감을 되찾고 보니 선발과 마무리로 이어지는 이음새가 튼튼해 진 결과였다.
지난 94년 가을에 부부가 함께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그 후유증으로 작년 8승에 그쳤던 한용덕은 올시즌 재도약을 다짐했었다.
볼 빠르기도 2년만에 140㎞대로 회복됐고 제구력도 날카로워 져 시즌 초반부터 선발로 뛰었다.
하지만 후배 이상목의 기량이 6월 들어 급성장, 자리를 물려주게 된 것.
한용덕은 "지난 90년 이후 맡아오던 선발 자리를 빼앗겨 아쉬웠다"면서 "하지만 팀이 하위권을 맴도는 상황에서 개인의 욕심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임무 변경의 서운함을 달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