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훈재] '나도 3할 타자'
기사입력 1997년 06월 26일 14시 30분
24일 쌍방울전에서 4타수 2안타를 때려냄으로써 176타수 53안타를 기록, 올시즌 처음으로 3할대（0.301）를 넘어서며 당당히 타격 12위에 랭크됐다.
팀내 3할타자는 이종범과 함께 단 두명뿐.
특히 이날 최훈재는 3회초 우익수 수비에서 쌍방울 심성보의 타구를 약 30m 가량 전력질주해 잡다 펜스에 왼쪽 어깨를 심하게 부딪히고도 7회말 회심의 우전안타를 뽑아내는 투혼을 보였다.
이제 최훈재가 없는 해태 타선은 감히 상상조차 하기 힘들 만큼 그의 입지는 확고해 졌다.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해태 김응용감독조차 최훈재 얘기가 나오면 입에 침이 마른다.
"우리팀에서 찬스에 가장 강한 타자가 바로 최훈재다. 올시즌 안타수에 비해 득점력이 눈에 띄게 향상된 것도 최훈재의 힘이 절대적이다"고 말했다.
최훈재의 팀내 역할은 경기장 밖에서도 두드러진다.
최훈재는 해태에서 동기생 이강철과 함께 중고참.
선후배의 위계 질서가 강하기로 소문난 해태에서 LG 출신의 최훈재는 절대 방관자가 아니다.
실례 하나.
지금은 `잘 나가는' 이종범이 시즌 초반 체력이 떨어져 고전하고 있을 때였다.
최훈재는 훈련시간을 앞두고 고민에 빠져있는 이종범을 향해 "야 이종범, 네가 그러고 있으면 나는 유니폼 벗을까. 빨리 나가서 뛰어"라고 소리친 적이 있다.
최훈재는 해태가 선수생활의 마지막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의 타고난 실력과 성실성, 그리고 근성이 해태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맞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