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남편 길들이기 '쇼크요법'
기사입력 1997년 06월 26일 14시 14분
이 나라 백성들은 워낙 담력이 커서 쇼킹한 것을 즐기는 것일까.
영화 `쇼킹아시아'의 인기가 대단한 것에 놀랐다.
지난 봄과 이 여름까지 극장가를 뒤흔들고 있는 영화는 그 것뿐이라는 구먼.
옷을 잘 입지 못하는 예쁜 여자들이 나오는(노출말이야…) 영화도 아니고, 엄청난 물량이 투입된 전쟁 대작도 아니고, 배가 아프고 턱이 돌아 가게 하는 코미디도 아닌데 손님들이 `대통령 후보 유세장'에 모이듯 몰리고 있단다.
쇼크. 원래 쇼크를 받았다느니 쇼크를 먹었다느니 하는 말은 나쁜 해를 입게 됐다는 말이다.
`휴우∼！ 10년 감수 했다'고도 하고 심지어는 `쇼크사(死)'가 있잖은가.
그러나 이 백성들은 웬만한 쇼크에는 저항력이 생겨 있음이 분명하다.
10골이나 먹은, 이 건 핸드볼 스코어인지 축구인지 모를 공차기 경기를 보면서도 흥！ 꼴 좋군！-한마디로 끝냈지 예전처럼 쇼크사 했다는 사람의 기사를 읽지도 못했다.
세탁기에 아기가 들어 간 채 돌려진 참으로 끔찍한 일도 있었으며,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지식대신 백묵을 먹인 교사도 있는 곳이 이 땅이다.
사람들의 간을 오그라들게 할 더 놀랄 일이 벌어질지도 모르니 `쇼킹'한 일에 단련이라도 시켜야 하는 것은 아닌지.
또 `쇼킹요법'도 있으니 놀라는 일이 꼭 나쁜 것만도 아니다.
약이 없던 시절, 우리 조상들은 학질을 떼려고 이마에 순사가 보낸 `주재소 출두서'를 붙였다지 않은가. 그런 방식의 쇼킹요법은 아직도 쓰이고 있다.
딸꾹질, 그것도 무시 못할 병이라면 병이다. 그 뭐라도 훔쳐먹은 오해를 주는 딸꾹질에는 십전대보탕이나 DHEA, 심지어는 산삼같은 명약이 필요없다.
뒤에서 큰 소리로 느닷없이 갑자기 불현 듯 졸지에, 창졸간에 `왁！！'하면 끝난다.
혹시 당신의 남편이 그 날 오전 1시나 2시 등(새벽) 너무 일찍(?)귀가 하지 않은가.
바가지를 긁어 봤자 바가지 값만 들어 가고 두들겨 패 봤자 병원만 좋은 일 시켜 준다.
근본적으로 고치는 방법이 있다. 사용하시라. 쇼크요법이다.
늦은 밤 시간, 벨 소리가 날때 문 앞에서 놀란 목소리로 나직하게 속삭이시라.
"…흐흥∼ 우리 막대기는 아직 안 왔어. 어서 들어 와용∼！"
당신 남편의 귀가시간은 놀랍게 빨라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