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카셀도큐멘타] 20세기 현대미술의 마지막 한마당
기사입력 1997년 06월 26일 14시 08분
올해로 10회째를 맞은 97카셀도큐멘타는 지난 55년 창설 이후 4∼5년마다 열려온 진보적인 현대미술축제로 세계 미술인의 주목을 받아왔다.
올해는 `회고'를 주제로 지난 30년간의 20세기 현대미술을 진단하는 금세기 마지막 도큐멘타여서 아시아 작가 배제에 의미를 부여하는 이들도 상당수.
카셀도큐멘타 30명 자문위원가운데 유일한 동양인인 이용우씨(고려대교수)는 "최근 유럽미술행사들이 유럽 귀족주의문화로 복귀하는데, 카셀도 유럽중심의 헤게모니를 드러내고 있다"면서 "`예술적 문맥이 다르다'는 아시아작가 배제의 이유는 이해할 수 없다"고 논평.
한편 올해 도큐멘타는 과거를 회고하는 기록적인 사진과 영상물이 주류를 이루면서 독일적인 색채가 짙고 지루하다는 시각도 있지만, 다방면에서 시사하는 바가 컸다.
멀티미디어를 포함한 현대미술의 자유분방한 형상화작업과 새로운 표현예술의 방향을 제시하는 열띤 토론문화(`100일－100인 초대손님' 코너)의 공존, 대중과 호흡하는 예술을 위한 다양한 시도, 또 관람객을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 개발 등에 시의 적극 참여 등은 배울만한 부분이었다.
행사의 핵심인 전시는 `카셀'시를 예술공감의 한 `축'으로 이용하고 있다.
기차역인 `쿨투어반호프(문화역)'에서부터 풀다강변까지 일직선상으로 걸어가면서 감상하게 돼있는 전시는 역사를 개조한 전시장과 역앞의 포스터, 지하도와 상점, 극장, 박물관, 카페, 공원, 강변 등지에서 `생활속의 예술' `대중과 함께 하는 예술'을 느끼도록 배치돼 있다.
내용면에서 순수회화보다는 정치 경제 사회 등과 예술의 관계를 담은 사진과 복합매체의 영상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도 눈에 띄는 특징.
카트린 다비드의 "현대미술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와 함께 공존한다"는 철학을 대변한다.
도큐멘타의 중심인 프리데리치아눔은 60년대를 기점으로 그 이후의 다양한 문화의 변화양상을 보여주는 `회고' 작품들로 구성됐다.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흑백사진(600장)작품 `아틀라스'를 비롯, 한스 하케의 뉴욕 할렘가 소재 사진작품, 낸시 스페로의 베트남 전쟁에 대한 회화적 논평, 리차드 해밀튼의 자화상같은 사진작품, 댄 그래엄의 오디오와 비디오 합성 작품 등이 눈길을 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