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정성훈 쟤가 누구지'
기사입력 1997년 06월 25일 14시 07분
"정성훈이 누구야？"
지난 24일 삼성이 무명투수 정성훈을 선발로 내자 롯데 벤치는 한동안 술렁거렸다.
롯데가 급히 입수한 정보는 정성훈이 최근에 선발진에 합류한 사이드암이라는 것 뿐이었다.
그의 구질을 자세히 알지는 못했지만 워낙 무명이라 롯데는 경기전부터 승리의 기분에 도취됐다.
정성훈을 초반에 강판시키겠다는 롯데의 계산은 완전히 빗나갔다.
오히려 그의 투구에 말려 5회까지 2안타를 치는 무기력한 공격을 펼쳤다.
작년 2군 남부리그 다승왕 출신인 정성훈은 올시즌 고작 6경기에 출전, 1패만을 기록중이다.
지난 4월 3경기에 패전처리로 출전했다가 기량 미달로 다시 2군으로 되돌아갔다.
그 뒤 약 2개월간 이를 물고 훈련한 정성훈은 지난 13일 인천 현대전에 프로 첫 선발 출전의 행운을 잡았다.
최창양의 2군행으로 하루 아침에 패전처리에서 선발투수로 신분이 급상승한 것이었다.
지금까지 선발로 나간 3경기서 승리를 따내지는 못했지만 모두 5회 이상을 매끄럽게 막는 투구로 선발로테이션의 숨통을 터주고 있다.
만약 방망이의 지원만 넉넉하게 받았으면 2승은 거뜬히 챙길 수도 있었다.
정성훈의 주무기는 컨트롤이 뒷받침된 빠른 직구와 커브.
특히 타자 몸쪽으로 바짝 붙는 최고시속 140㎞대의 빠른 직구는 일품인데다가 볼끝이 좋고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좀처럼 집중타를 허용하지 않는다.
권영호 투수코치는 "경기 경험과 바깥쪽 커브만 보완하면 선발투수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에 제2의 박충식이 탄생할 날도 얼마남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