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코트 떠나더라도 기아는 싫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5일 14시 07분
`야인（野人）' 허 재（許載．32）는 실업시절 구단으로부터 받았던 기아자동차의 우리사주 주식 570여주를 24일 모두 팔아버렸다.
지난달 23일 10여년 동안 몸담았던 기아와 결별을 선언한 뒤 끊임없이 들려오는 `복귀설'을 그는 주식매각을 통해 일축한 것이다.
중앙대 안성체육관과 충북 청주 인근 낚시터를 오가며 한달여간 겪었던 마음고생 탓인지 여느 때보다 수척해진 허 재는 25일 "최악의 경우 코트를 떠나는 일이 있더라도 기아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그는 "우승 가능권에 있는 구단으로 옮겨 남은 선수생활을 화려하게 장식하고 싶다"며 삼성 현대 동양 나래 등을 이적 희망구단으로 지목했다.
-이적 문제가 쉽게 결말이 나지 않을 전망인데.
▲나 뿐만 아니라 기아의 입장에서도 빨리 결말을 짓는 편이 바람직스럽다고 본다. 특히 연봉계약이나 훈련일정을 감안할 때 다음달 초까지는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선수에 의한 일방적인 이적선례를 남길 수 없다는게 기아의 의지인데.
▲10여년 동안 기아를 위해 코트에서 뒹굴었다. 팀을 위해 공헌한 선수에게 새로운 기회를 마련해주는 것도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적 선언의 배후에 특정구단이 개입했다는 소문도 있던데.
▲다시 한번 밝혀두지만 특정구단 배후설은 사실무근이다.
-팀을 옮긴다면 생각해둔 구단은 있는가.
▲우선 우승 가능권에 있는 팀으로 옮겨 3∼4년 가량 남은 나의 농구인생을 불사르고 싶다. 핵심멤버들이 상무에서 복귀한 삼성 현대 같은 팀이나 김병철 등 주전멤버들에 군에 입대하는 동양, 탄탄한 조직력을 갖춘 나래 등으로 이적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