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BA] 보석을 찾아라
기사입력 1997년 06월 25일 14시 07분
`10년 앞을 내다 보는 안목과 때로는 도박이 필요하다.'
26일（한국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벌어질 97NBA（미국프로농구） 신인 드래프트.
전세계 농구팬들과 각 구단이 드래프트에 온통 신경을 집중시키고 있는 이유는 단 한번의 선택이 상위팀으로의 도약이냐,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느냐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NBA 드래프트의 큰 줄기는 지명 순위 결정과 참가 신인.
29개팀 중에서 당해년도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13개팀은 추첨을 통해 1∼13번까지 순차적으로 선수 지명권을 갖고 플레이오프 16강팀은 정규리그 승률의 역순위로 14∼29번의 지명권을 행사하게 된다.
올해는 샌안토니오 스퍼스가 1순위를 차지, 최고 신인을 영입할 수 있게 됐으며 69승 13패로 승률 1위를 기록하며 NBA 챔피언에 오른 시카고 불스는 맨마지막에 지명권을 행사한다.
NBA입성을 위해 올해 심사를 거쳐 드래프트에 참가하는 선수는 총 103명.
대학졸업반 스타급 선수들과 2, 3학년을 마치고 조기에 프로 진출을 선언한 선수들, NBA의 마이너리그격인 CBA와 해외 리그에서 활약 중인 외국 선수들까지 다양하게 구성돼 있다.
이 가운데 단 57명만이 NBA 로고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게 된다.
올해 1라운드 1순위의 영예는 웨이크 포레스트대학 졸업반인 센터 팀 던컨（21．2m8）이 차지할 것이 확실시 된다.
던컨은 NCAA（미국대학농구） 96∼97시즌서 게임당 득점（20.8점）, 리바운드（14.8개）, 어시스트（3.1개）, 블록슛（3.3개） 등 전부문에서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AP통신의 `97올아메리카 베스트 5'에 만장일치로 선정된 것을 비롯해 미국대학코치협회（NABC）가 선정하는 `올해의 수비선수상' 3년 연속 수상, 미국농구기자협회（USBW）가 뽑은 `올해의 대학선수상', 그해의 대학최고선수에게 돌아가는 `나이스미스 우든'상 등 수상 경력도 화려하다.
데이비드 로빈슨이라는 걸출한 센터를 보유하고 있지만 콤비 플레이를 이룰 파워포워드가 없는 샌안토니오가 던컨을 지명할 것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가운데 각 팀들은 2순위 지명권을 가진 필라델피아 76ers를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특급 가드' 앨런 아이버슨을 1순위로 지목한 필라델피아는 적당한 센터가 없는 상태.
2순위 물망에는 센터 토니 베티（21．2m10．텍사스대）, 포워드 케이스 반 호른（21．2m6．유타대） 그리고 켄터키대의 2년생 슈팅가드겸 스몰포워드 론 머서（21．2m） 등이 올라 있다.
드래프트서 1순위 지명을 받은 신인은 거의 예외없이 NBA를 대표하는 스타로 성장했다.
하지만 각 팀들이 우려하는 것은 `옥석（玉石）'을 가리기가 쉽지 않다는 점.
지난 84년 드래프트서 휴스턴 로키츠는 1순위로 나중에 93∼94시즌과 94∼95시즌 NBA 2연패（連覇）를 안겨준 하킴 올라주원을 지명했고, 2순위 지명권을 가진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는 켄터키대의 센터 샘 보위와 마이클 조던（당시 노스캐롤라이나대） 중에서 보위를 선택했다.
이후 보위는 잦은 무릎 부상으로 후보 센터로 전락했고 마이클 조던을 손에 넣은 시카고 불스는 90년대 들어 5번의 NBA우승과 함께 NBA 50년사상 최강팀이라는 찬사를 듣고 있다.
NBA 역사를 바꿔 놓은 이 해의 드래프트는 두고두고 인구（人口）에 회자（膾炙）되고 있는데 `최악의 선택'을 한 포틀랜드는 플레이오프 1회전의 벽을 넘지 못하며 10년이 넘게 중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