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중] 사이코? 순진무구?
기사입력 1997년 06월 25일 14시 07분
"김상중씨 표정이 벌써 기태로 변했어."
안면도에서 촬영중인 영화 `마리아와 여인숙'（선우완 감독－선익필름 제작）에서 김상중의 표정연기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평소엔 말수가 적고 진지하기만한 김상중이 촬영 `스탠바이' 상황에 들어가면 어느새 천진난만하고 어딘가 모자란 듯한 모습으로 바뀌어 있기 때문이다.
이리저리 삐친 머리에 눈을 반쯤 뜬 듯한 모습은 고행석 만화의 주인공 구영탄을 연상시킨다.
이 영화에서 김상중이 보여주는 `행동'도 매우 특이한 것.
그의 취미는 석양이 질 무렵 갈퀴를 들고 모래사장을 긁어대는 것인데 그것은 피서객들이 흘리고 간 동전을 주워 부수입을 올리기 위한 것이라고.
또 여인숙에선 잠자긴 전 다락에서 항아리를 꺼내 연신 침을 바르며 돈을 세는데 그것은 마냥 순진해보이는 그의 무의식 속에 숨겨져있는 탐욕을 암시하는 것이다.
이외에 손님들이 두고간 도색잡지를 키득대며 몰래 보는가 하면 남녀의 정사현장을 훔쳐보다가 웃음을 참지못해 들키기도 한다.
김상중의 천진한 미소는 장면마다 잔재미를 주면서도 무언가 큰 일을 저지를 것같은 시한폭탄과 같은 느낌을 줄 것이란 게 제작진의 귀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