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민] 겉모습의 화려함보다 속마음이 더 고운 모델
기사입력 1997년 06월 24일 15시 32분
유명 디자이너의 쇼와 친한 고향친구의 결혼식이 겹쳤다. 어쩌나. 고민 끝에 결국 부산에서 있었던 결혼식에 갔다.
쇼는 다음에라도 할 수 있지만 결혼식에 안가면 오랫동안 마음에 옹이로 남을 것 같아서. 95년의 일이다.
이기린(23)은 일보다 부모님이나 친구를 더 소중하게 여긴다. 한 달에 한 번은 꼭 고향 부산에 내려가 부모님을 뵙는다.
경쟁의식 때문에 웬만해서는 선-후배의 단점을 이야기해주지 않는 모델사회에서 그는 서슴없이 고쳐야 할 점을 이야기 해준다. 같이 잘되면 좋은 동료이나까.
그래서일거다. 최근 모잡지에서 모델들을 대상으로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협동심이 강하고 의리있는 모델'로 뽑혔다.
'짠순이'로도 선정됐다. 지하철이나 버스만 타고 다니고 95년에야 겨우 정장을 마련했을 정도로 씀씀이가 짜다. 보험도 7개나 들고 있다. 목돈이 생기면 꼬박꼬박 아버지께 부친다. 그래서 '시집가도 될 만큼' 돈을 모았다.
무대에서는 화장에 따라 분위기가 180도 변하는 카멜레온이다. 단골로 다니는 동네 화장품 가게 아주머니가 맨얼굴과 화장한 얼굴을 못 알아볼 정도.
섹시한 옷보다 우아하고 여성스러운 의상이 잘 어울린다. 디자이너 이영희, 홍미화, 이신우씨 옷이 궁합이 잘 맞는다.
틈이 나면 만화에 푹 빠져 지낸다. 하루 10권 정도 본다. 성룡 주연 영화도 안 본게 없다. 요즘에는 소설 '람세스' 3권을 읽고 있다. 예술의 전당에서 열리는 '고대 이집트 문명전'에도 가봤다.
'먹자계'도 만들었다. 빼놓지 않고 먹는 메뉴가 삼겹살. 살찌는 게 걱정이지만 좋은 걸 어쩌겠는가. 밥도 하루 세 끼 꼬박꼬박, 배 고프면 한 자리에 서 햄버거를 3개는 거뜬히 먹는다. 대신에 헬스클럽에서 몸매를 관리한다.
별명은 '바른생활'. 노는 일에 한눈 팔지 않고 일이 끝나면 곧장 집에 가는 데다가 동료들에게도 곧잘 훈계를 하는 데서 생겼다.
모델은 "무대에서 아름다운 모습으로 남을 때까지만"할 계획이다. 본명 이종민. 예명은 아버지가 지어주신 것이다. 1m78 34-24-3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