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해감독] '감독이 고백하는 우리영화의 현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4일 14시 25분
영화 `49일의 남자'를 연출했던 김진해 감독이 자신의 영화작업과정을 책으로 정리한 `메가폰을 잡아라'（살림사 간）를 펴내 화제다.
`메가폰을…'에서 김 감독은 `49일의…'를 기획하고 제작, 흥행실패에 이르기까지의 전 과정을 가감없이 수록, 한국영화 제작의 실태를 낱낱이 들춰내고 있다.
이를테면 이론서 중심으로 출간되어온 종래의 영화서적들과 달리 영화제작 현장성에 초점을 맞춘 점이 특징이다.
뉴욕대학과 대학원에서 영화연출을 공부하고 돌아온 김 감독이 연출데뷔작으로 마광수 교수의 `가자 장미여관으로'를 준비하다가 제작사와의 의견마찰로 도중하차했던 추억부터 원작소설 `49일의…'의 영화화 판권을 계약하게 된 배경, 배우와 스태프의 계약, 촬영에 따른 에피소드 등이 마치 백서처럼 담겨 있다.
특히 김 감독 자신이 직접 `49일의…'를 제작하면서 겪었던 영화유통의 현실과 문제점, 즉 영화제도 및 유통구조의 대자본 유착성과 타성에 젖은 충무로 제작시스템에 의문을 제기하고 권력화된 대자본과 결탁하지 않는 독립영화의 가능성까지 날카롭게 지적해낸 점들은 한국영화산업의 발전적 미래에 `거름'이 될 것이라는 평가를 얻고 있다.
아울러 김 감독은 머리말에서 두번째 영화작업을 이 책의 출간과 함께 시작한다고 선언, 주목을 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