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배천원전] ○김희중 9단 ●조훈현 9단
기사입력 1997년 06월 24일 14시 02분
제1보（1∼12）＝오랜만에 묵직한 중견기사끼리의 대국이다.
조 9단은 작년 이 기전에서 이창호 9단과 결승전에서 풀세트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으나 아깝게 2대3으로 분패, `초대 천원'의 등극에 실패한 바 있다.
이 기전 전신인 `박카스배'에선 12기동안 6번이나 우승을 차지한 경력을 갖고 있는 조 9단이기도 하다.
상대인 김 9단은 조 9단보다 세살 위로 올해 만 47세.
69년에 입단해 그동안 각종 기전 본선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중견기사다.
76년과 78년엔 `기왕전'（현재 LG배 세계기왕전）에서 우승하는 등 지금까지 총 4회의 우승경력을 갖고 있다.
특히 속기에 강해 `바둑왕전' 등 총 9회의 준우승 전력도 갖고 있다.
김 9단은 지난 5월20일 제73회 승단대회 갑조 제4국에서 김윤태 5단에 승리, 평균 65점으로 입신의 경지에 올랐다.
이는 국내에서 15번째 9단 승단으로 본인에겐 93년 8단에 오른 지 4년만에 9단으로 승단을 한 셈.
이 대국이 5월21일에 두어졌으므로 김 9단으로선 입신의 경지에 오른 후 감격（?）의 공식기전 첫 대국인 셈.
따라서 남다른 감회가 깃든 대국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흑 3 선걸침에 순순히 백 4로 받고 흑 5엔 백 6 빈귀를 차지해 조 9단이 즐겨두는 흑 7, 이른바 `미니중국식'포석을 선선히 허용하고 있다.
그리고 백 8 초식은 독특한 취향.
백 1로 갈라쳐 흑 4까지가 이런 모양에선 거의 상용화된 포석.
그러나 그런 틀에 얽매이지 않고 김 9단 자기나름의 포석을 12까지 짜나간다.
9단 승단 후 첫 대국임을 의식한 탓인지 유연하고도 독특하게 두어나가는 김 9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