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주] 공포의 9번타자
기사입력 1997년 06월 23일 14시 46분
"이런 기분 처음이야."
삼성 `늦깎이' 신동주（25）는 요즘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 심정이다.
자신도 믿기지 않을 만큼 방망이가 대폭발을 일으켜 프로 8년만에 확실한 대포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다.
신동주의 지난주 성적은 5경기 연속 홈런에다 타율 4할5푼 11타점으로 가히 메가톤급이다.
신동주는 스포츠조선이 선정하고 대우자동차가 협찬하는 6월 셋째주 주간 라노스상 주인공이 됐다.
신동주에게는 크리스털 트로피와 상금 50만원이 주어진다.
유일한 경쟁자는 지난주 2승, 방어율 2.40을 기록한 LG 투수 최향남.
하지만 신동주는 지난 88년 김민호（전 롯데） 이후 9년만에 5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는 등 인상적인 플레이로 최향남을 여유있게 따돌렸다.
"야구가 이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 최고는 되지 못하더라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이는 선수가 되는게 목표다."
지금까지 신동주는 장타력에 비해 세기가 부족한 평범한 타자였다.
올시즌 들어 집중력이 다소 향상되긴 했으나 돋보이는 실력을 보이기엔 모자람이 많았다.
신동주는 마치 이런 평가를 비웃 듯 지난 17일부터 폭발적인 타격으로 `공포의 9번타자'로 변신했다.
만루홈런（18일）과 결승홈런（21일）을 치는 등 찬스 때도 강한 면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이같이 신동주가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것은 왼발을 들고 치는 폼으로 바꿔 타격 타이밍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백인천 감독은 "자신을 잘 컨트롤하면 대타자가 될 소질이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