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전평] 실점연결 선두타자 4구허용 아쉬워
기사입력 1997년 06월 23일 14시 46분
볼의 구질이나 배합, 공끝도 뛰어난 승부였다.
3안타를 허용했으나 타자들이 워낙 잘쳤다.
1회말 선두 해밀턴을 걸어 내보내 화근이 됐고 3번 하비에르에게 2스트라이크 이후 바깥쪽 빼는 직구를 던진 것이 3루 선상을 타고 흘렀다.
하비에르는 지난주 3게임 연속 홈런, 최근 타율 4할대 이상의 상승세라 주의가 필요한 타자였다.
박찬호의 실투라기보다는 시속 155㎞짜리 외곽 직구를 무리없이 밀어친 타격이 돋보였다.
세차례에 걸친 배리 본즈와의 승부는 잔매를 때리다 큰 것 한방 맞은 격이었지만 본즈의 위력과 박찬호의 위력이 버금가는 승부였다.
1회초 파울플라이는 인코너 빠른 직구였고 6회말 삼진은 156㎞짜리 높은 직구로 멋진 유인구였다.
4회말 맞은 홈런도 높은 직구, 6회때보다 공 반개 정도가 낮았고 내셔널리그 3차례 MVP의 본즈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본즈는 좌타자이면서도 바깥쪽 높은 공에 강한 타자로 5㎝의 공 높이 차이가 삼진과 홈런을 갈랐다.
박찬호는 이날 직구가 최저 147㎞, 최고 156.5㎞를 기록했고 평균 시속은 153㎞를 웃돌았다.
체인지업의 스피드는 120㎞가 약간 넘어 직구와 시속 35㎞에 가까운 구속 차이로 자이언츠 타자들을 유혹했다.
커브볼은 130㎞대였는데 컨트롤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이날 가장 아쉬운 대목은 4구 4개.
1, 2, 6, 7회 등 4차례 4구가 모두 선두타자 4구였다.
메이저리그 통계에 따르면 선두타자가 걸어나간 경우 득점확률이 70％가 넘어 앞으로 박찬호가 항상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다.
22일 저녁 샌프란시스코의 한국식당에서 육계장을 먹으면서 박찬호는 "지난 이틀 연속 타선이 너무 터져 내일은 오히려 불안하다"고 말했었다.
이날도 다저스 타선은 박찬호를 도와주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