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로비안나이트] 지킬 약속만 합시다
기사입력 1997년 06월 23일 14시 46분
필자는 정절 굳은 충신 되긴 애시당초 틀렸는 지 태어나서 무려 7명의 왕을 섬기고 있다.
왜 이 사람 저 사람들에게 모두 마음을 줬을까. 내가 헤펐다기（?） 보다는 나름대로 이유가 있다. 왕님들은 한결같이 모두 달콤한 약속을 하셨다.
뭐, 권좌（혹은 대권）를 차지하면 백성들에게서 눈물을 거두게 해준다나 어쩐다나. 그러나 이 백성은 그동안 하품할 때 말고도 많은 눈물을 찔끔댔으니 거짓 약속에 속은 것이 아닌가 말이다.
이번에 8번째로 왕이 되시겠다는 분들도 많은 약속을 하시는데 과연 지켜질 지 의심스럽다. 그 공약을 제대로 이행하려면 그들에게는 돌을 떡으로 만든 예수나 공사장 철근을 목으로 구부리는 차력사 정도의 신기를 지녀야 할진대,구룡（九龍）들（수가 맞나?）에게 과연 그런 용 빼는 재주가 있을까….
약속과 유리그릇은 깨지기 쉽다고 했으니 함부로 하지 말 일이다.
그러다 보니까 약은 사람은 어떤 어려운 상황을 조건부로 약속 하기도 한다. 어려운 상황이라는 것은 도무지 일어날 것같지 않은 일을 가정해둔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저세상에 계시는 우리 어머니가 살아 돌아오시면, 남－북이 통일되면, 내 손자 회갑 때면, 단일 후보에 성공을 하면, 대권 쟁취에 성공을 하면… 등등이다.
어쨌건 약속은 목적을 이루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는 예가 많다. 그러나 간혹 위기를 벗어나는 마지막 방법으로 쓰일 때가 있는데 그 건 덜 밉다.
예쁜 아가씨 쥐가 고양이에게 쫓겨서 막다른 골목길에 이르렀다.
절체절명의 순간, 쥐는 눈을 감고 뭔가를 생각했다.
고양이 "야, 기도 하냐? 식사기도는 내가 하는 거야. 이 걸 그냥 먹어, 먹고 먹어?！"
쥐 "고양이님, 저는 지금까지 순결을 지닌 처녀 몸이에요. 이런 몸으로 죽는다는 것이 억울하군요. 차라리 고양이님에게…."
고 "푸하하하하하！ 니가 처녀라구? 증거를 대보아라. 사실이면 약속을 지켜라."
쥐 "잠시 눈을 감아 보세요. 옷을…. 눈 뜨면 절대 안돼요."
고양이가 눈을 감고 침을 흘리고 있는 사이 쥐 도망치며 외치길 "토끼만 토끼냐, 나도 토끼자！"
-고양이에게 교육을 시켜 쥐들에게 속지 않게 하자. 북한 동포들에게 가는 쌀에서 쥐가 나왔다고 한다. 꽝수 아니 재화 생각. 내일도 약속 야그.
